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 |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가 밝힌 강도높은 녹색성장 추진의 당위성이다.
박 대표는 "외국은 20~30년 전부터 법을 바꿔 녹색성장을 시작했다"며 "외국 기업들도 오랫동안 저항해왔지만 시대가 지나니 대세가 됐다"고 말했다.
유엔미래포럼은 지구촌 15가지 과제의 대안 및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유엔의 미래싱크탱크다. 국제기구·각국 정부·기업·비정부기구(NGO) 등 3000여명의 회원과 32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
미래산업을 비롯한 국가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관련분야 전문연구를 포함, 지식정보네트워크 구축 및 전문인력 양성과 국제교류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다.
포럼이 제시하는 15가지 과제는 미래윤리·과학기술·에너지·국제범죄·여성·평화와 갈등·의사결정 역량·건강·빈부격차·정보통신기술·정책결정·민주주의·인구·물·지속가능한 성장 등이다.
과제 중 국가 발전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는 녹색성장도 빠질 수 없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거쳐야할 장벽이 많다고 말한다.
박 대표는 "영국에서는 1990년대에 법을 바꿔서 모든 빌딩에 에너지효율성(energy efficiency)을 표시하기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반대가 극심했지만 결국 하나의 산업이 됐고 소비자들도 에너지효율성이 표시돼 있지 않은 빌딩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도 20년 전부터 ‘그린’을 실천했으면 좋았을 테지만 지금 당장은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많이 개발돼 서구에서 걸린 시간보다는 더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녹색성장에 있어서 선행돼야할 것은 생활의 작은 부분부터 개선해나가는 일"이라고 조언한다.
그는 "녹색성장은 자기제어가 중요하다"며 "당장 나부터 에너지를 절약해야 하며 개인에너지제한용량 등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각계에서 자발적인 의지를 갖고 추진하면 선진국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요즘 세계기후 및 에너지 포털네트워크시스템을 구축해 변화를 선도하는 일을 하고 있다.
박 대표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세계적인 최신정보와 재생에너지 관련 신기술 등의 정보를 총괄 관리하기 위한 ‘세계기후변화 종합상황실’을 경북 김천시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19일 열리는 '세계기후변화 종합상황실' 개소식에는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 리차드 레지스터 박사 등 세계적인 미래·환경분야 석학들이 대거 참석한다.
개소식 실황은 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소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김천시는 향후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에너지기술 정보의 메카'로 거듭날 전망이다.
이처럼 박 대표의 활동을 보면 녹색성장에 관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는 오랫동안 '미래'를 연구해온 전문가다. 그의 사무실에는 '미래'에 관한 책들로 가득차있다.
박 대표는 "1979년 남편이 갖고 있던 '더 퓨처리스트'라는 잡지를 보고 처음 미래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며 "잡지에는 당시에 볼 수 없었던 것들이 가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18년간 근무하면서 영국 정부를 대신해 세계 각지의 미래학 대회에 참석하다 미래학에 대해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지난2004년 유엔미래포럼 한국지부 설립을 주도했고, 2006년부터 유엔미래보고서 한국 관련 전망 부분을 대표 집필해왔다.
박 대표는 "지금 상태대로라면 2050년에는 인구 3000만, 200년 후에는 500만, 2800년에는 최후의 한국인이 숨을 거둘 것"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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