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삼성그룹은 창업이념에 걸맞게 수십년 동안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끌어왔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난해 수출액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3%에 달한다. 삼성을 제외하고 한국 경제를 말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다.
삼성의 경제적인 공헌이 커지면서 국내외에서는 삼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한국능률협회 컨설팅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1위에 꼽히며 6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지난 3월에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가장 존경받는 글로벌 기업’ 50위에 선정됐다.
하지만 삼성의 경제적 공헌은 인정하면서도 경영방침이나 경영권 승계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여론도 상당하다.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도덕적 시비에 휘말렸던 삼성은 지난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그룹 비자금’ 폭로로 인해 도덕성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 13일에는 삼성SDS BW 저가매각 의혹에 대한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삼성에 대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나뉘어지는 것은 삼성의 경영이 도덕성 면에서 아직 국민들의 잣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미디어를 통해 세계적인 존경을 받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을 봐왔다. 또한 삼성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서 이들 이상의 존경을 받는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사업보국’의 의미는 단지 기업이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국가에 보답하는 것이라는 1차원적인 의미는 아닐 것이다. 영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보여질 수 있는 '페어플레이'와 약자를 생각하는 '배려', 더불어 사는 세상을 추구하는 '공동체 정신' 등 수치로 보여지는 영리 외에도 '사업보국'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국내 1위, 세계 초일류 그룹인 삼성이 경제적인 능력만을 평가한 반쪽짜리 존경 뿐 아니라 기업의 또 다른 사회적 역할을 다함으로써 온전한 존경을 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업그레이드 되길 기대해본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