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값 오르는데....집 사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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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7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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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뛰는 전세값 부담도 크지만 집값 상승이 더 큰 걱정 전세금 추가 부담 클 땐 내집마련 전략도 고려해야

경기도 산본신도시에 살고 있는 K(42)씨는 요즘 고민이 많다. 주택형102㎡ 전세에 살고 K씨는 만료기간이 두 달 밖에 남지 않아 재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재계약을 하자니 1000만원을 더 올려 달라는 전세금도 부담이지만 집값에 대한 걱정이 더 많아서다. 금융위기로 떨어졌던 집값이 어느새 회복이 됐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얘기가 들릴 때마다 걱정은 더 커진다. 그래서 K씨는 부담이 되더라도 이참에 내집 마련하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전세값 상승세가 지속 되면서 K씨처럼 내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는 서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른 전세값도 부담이지만 더 큰 문제는 전세값 상승세가 집값 오름세로 번지면서 내집 마련의 길이 더 멀어질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급격한 전세값 상승은 매매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집값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전세부담이 의외로 커질 경우에는 내집마련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최근 전세값 오름세가 과거처럼 집값 상승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섣부른 판단을 경계하고 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전세값이 오르면서 일부 중소형 주택값도 올랐다고 볼 수 있지만 최근 전세값 상승이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면서 "특히 서울 강남권은 시장 흐름과는 별개로 정책이나 개별 재료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세값이 오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세가 비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볼 때 전세값이 매매가 오름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말 현재 서울지역의 전세가 비율은 38.9%로 지난 1월 38.2%에 비해 0.7%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해 11월과 같은 수준이다. 집값 오름폭이 컸던 지난 2005년 12월 전세가비율은 54.6%였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도 "일반적으로 급격한 전세값 오름세가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며 "무리하게 매입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전세금 부담이 크다면 재계약을 포기하고 내집마련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다"면서"다만 대출을 과다하게 받는 등 무리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저렴한 주택을 찾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소장도 "지금은 매입을 하더라도 무엇보다 싼 물건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수요자는 우선적으로 보금자리주택을 염두에 두고 여의치 않을 겨우 미분양을 포함한 신규 공급 아파트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요즘에 나오는 연립주택이나 빌라(다세대주택)는 전용면적이 아파트보다 훨씬 넓으면서 단지 설계도 괜찮은 만큼 이에 대해서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내집마련을 한다면 개발호재가 있거나 미래 인구유입이 가능한 지역을 고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신분당선이나 3호선 연장선 수혜지역이나 신규 분양시장에서 이미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되고 있는 은평이나 청라, 김포 등지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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