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 석방, 대북관관 재개 등 현정은 회장의 원래 방북 목적이 모두 달성됐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이번 합의안이 성공적으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0점 만점에 10점"
현대그룹 관계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웠다. 지난 17일 현대그룹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합의발표한 공동보도문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보도문에는 △금강산관공 재개 및 관광객 신변보장 △군사분계선 육로통행 제한 해제 △개성공단 활성화 △백두산관광 개시 △올 추석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은 금강산 및 개성관광이 곧 재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두산관광 사업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정은 회장의 일정이 다섯 차례 연기되면서 일부에서는 방북성과에 대해 비관적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합의안을 보면 당초 예상을 뛰어 넘는 결과”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만약 대북관광사업이 재개된다면 1700여억원에 가까운 매출손실을 기록한 현대아산은 물론, 현대그룹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현 회장은 지난 13일 현대아산 직원 유성진씨 석방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 애초에 목표했던 평양방문 목적을 모두 달성했다.
또한 현 회장의 이번 방북이 돌파구를 찾기 힘들었던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합의안에 북한 최고 권력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심이 담겨 있는 문구가 들어있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관건은 정부 '의지'
한편 이번 합의안의 내용이 민간 사업자인 현대그룹의 역량을 넘어선 것이어서 결국은 우리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그룹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사이에서 합의된 5개항은 민간 기업인 현대아산이 독자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 회장의 방북 성과는 우리 정부의 향우 대응과 움직임에 따라 평가가 바뀔 수도 있다.
숭실대학교 이정철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번 현대그룹과 북측의 합의로 공은 이미 우리 정부로 넘어왔다"며 "앞으로 우리 정부의 대응과 움직임에 따라 남북관계의 양상이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17일 일일브리핑에서 "이번 공동 보도문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이번 합의는 어디까지나 민간 차원의 합의"라며 선긋기에 나섰다.
이어 "이번 합의가 실천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당국간 구체적인 합의 필요하다"며 "정부는 조속한 시일내에 남북 당북간 합의가 이뤄지도록 만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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