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에 좋은 것이 미국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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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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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화가 살 길"

글로벌 경기침체로 미국 경제가 곧 세계 경제,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등식이 빛을 잃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만 해도 그렇다. 이들 기업이 올 들어 지난달까지 거둬 들인 수익의 절반 이상의 출처는 해외시장이다.

미국시장이 협소해져 일찍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결과다. 그 결과 미국인의 일자리는 해외시장으로 유출됐고 한 때 글로벌 경제를 호령하던 미국 경제의 위상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자유무역 예찬론자였던 미국이 '바이 아메리카'를 외치게 된 까닭이다.

하지만 미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이 더 이상 세계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못 할 바엔 미국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통해 미국 경제의 숨통을 틔워 줘야한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IBM이다. IBM은 미국시장을 배경으로 한 컴퓨터 제조업체에서 최근 전 세계 기업을 상대로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진화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31일자 최신호에서 IBM이 미국시장에서 벗어나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오히려 미국 경제에는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IBM은 최근 미국과 같은 단일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글로벌시장에 집중, 전 세계를 통합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IBM이 이처럼 글로벌화를 기치로 내세우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부터다. 사뮤엘 팔마사노 당시 IB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글로벌시장은 보다 똑똑하게 연결될 것"이라며 "IBM은 이러한 비전을 기반으로 미국시장에 머물며 컴퓨터를 제조하는 기업이 아니라 전 세계 기업에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M의 글로벌 전략을 제시했던 셈이다.
 
글로벌 전략의 일환으로 IBM은 사업부를 지역이 아닌 기능별로 분류했다. 영업과 생산, 연구개발(R&D) 등의 기능이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는 지역이라면 어디라도 지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IBM은 지난 10년간 전체 매출 중에서 하드웨어 부문 비중과 미국시장의 영향력을 축소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 2005년에는 중국 기업 레노버에 PC사업부를 매각하며 사실상 PC사업을 접었고 서버 부문 매출도 전체 매출의 4분의 1로 줄었다.

이처럼 하드웨어 부문의 비중을 줄인 것은 미국과 같은 단일 시장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데 일조했다. 글로벌시장을 무대로 한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서비스를 주수익원으로 삼게 된 것이다. 실제 IBM은 올 상반기 미국 경제의 가파른 위축에도 불구하고 60억 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분기 동안 IBM이 해외시장에서 거둬 들인 매출은 전체 매출의 3분의 2에 달했다.

IBM이 사업부문을 세계 각처로 분산하는 과정에서 미국에서는 수천명을 감원해야 하는 고통이 따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뉴스위크는 미국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야 미국 경제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IBM은 여전히 미국 전역에서 1만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전체 직원의 30%에 달한다.

뉴스위크는 아울러 IBM가 미국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유일한 기업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에 R&D 연구소를 설립했고 휴렛팩커드(HP)와 엑센추어 역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스위크는 최근 가까스로 파산을 면한 제너럴모터스(GM)의 미국 사업부와 해외 사업부의 실적만 놓고 봐도 해외시장으로 진출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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