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무역업계, 컨테이너운임 인상 저울질

 

컨테이너 운임 인상 문제를 놓고 무역업계와 해운업계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된 경기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해운업계가 운임을 인상하려 하자 무역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18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북미와 유럽노선에 취항하는 컨테이너 정기선사들은 최근 이들 지역 노선의 한국발 화물운임을 이달부터 차례로 인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북미항로의 운임 인상 폭은 40피트 컨테이너(FEU)는 개당 500달러, 20피트 컨테이너(TEU)는 400달러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체들은 특히 성수기인 9월부터 11월 사이의 할증료로 FEU당 400달러, TEU당 200달러를 추가로 부과할 예정이다.

유럽항로에서도 선사별로 FEU당 300∼400달러를 이달 중 올리고, 성수기 할증료로 300∼400달러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무협은 전했다.

무협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중소화주 운임 기준으로 한국발 로스앤젤레스행 FEU 운임은 종전 1천84달러에서 1천984달러로 83%, 한국발 로테르담행 FEU는 1천200달러에서 2천400달러로 100%나 오르게 된다"며 "지난 4월 말 체결된 운임계약이 있지만 선사들이 담합해 일방적으로 운임 인상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급격한 운임인상으로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게 무협과 수출업체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최근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을 거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는 무역업계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세계적 경기침체로 물동량이 급감한 상황에서 운임이 절대적으로 낮아 현 수준으로는 높아진 선박가격 등을 감안할 때 금융비용을 대기도 어렵다는 게 선사들의 주장이다.

선주협회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해운 운임이 오르는 추세라는 것은 무역업계도 인정할 것"이라며 "해운업계가 고육지책으로 운임을 올리는 것을 어느 정도 수용해줘야 두 업계가 상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업계의 주장은 재정 여력이 취약한 중견선사들에는 도산하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양측의 충돌 조짐에도 불구하고 아직 두 협회 차원의 조율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역협회 하주협의회와 선주협회 관계자들은 "운임 인상 폭 조율을 위한 만남을 아직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인터넷뉴스팀 [e-mail]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