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동반자인 ‘동교동계’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한 자리에 모이면서 이들의 정치적 재개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노갑, 한화갑 전 의원 등이 주축이 된 동교동계는 김 전 대통령이 1970년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정치적 명운을 함께한 직계그룹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함ㄲ[ 이후 한국 야당의 역사를 반분해 왔던 세력이다.
이들은 19일에도 줄곧 DJ의 빈소를 지키면서 조문객을 맞았다. 모처럼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동교동계의 정치적 행보에는 암운이 드리워져 있다. 이들은 이미 1997년 9월 당시 국민회의 당사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한 바 있다. 이때 참여했던 의원들은 한 전 의원을 비롯해 설훈, 김옥두, 남궁진, 최재승, 윤철상 의원 등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1999년 이후 당직과 정부 요직을 독점하면서 여권내 마찰음을 내왔고 결국 지난 18대 총선을 계기로 현실정치에선 사실상 물러난 상태다.
동교동계 관계자는 이날 “지금은 고인의 뜻을 기리면서 장례에만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교동계가 향후 정치 행보를 위한 논의 정도는 갖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럴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문제는 동교동계 분위기가 최악이라는 점이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빈 자리를 메울 후계자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호남에서 'DJ 이후'를 둘러싼 '군웅할거'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나아가 정치적 라이벌 상도동계처럼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한편 상도동계는 이미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지난 17대 대선 후보 경선 때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김덕룡 의원은 이 대통령을 지지한 반면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은 박 전 대표를 밀었다. 상도동계는 이를 계기로 급속도로 분열하게 된다.
YS의 남자로 불리던 강삼재 의원도 18대 총선을 앞두고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에 입당하는 등 상도동계는 사실상 이합집산의 길로 접어들었다.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이와 관련, “사실상 동교동계가 정치 일선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계파가 향후 제역할을 할지 아니면 정치적으로 물러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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