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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도동계, 인제 어찌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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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1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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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동반자인 ‘동교동계’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한 자리에 모이면서 이들의 정치적 재개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노갑, 한화갑 전 의원 등이 주축이 된 동교동계는 김 전 대통령이 1970년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정치적 명운을 함께한 직계그룹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함께 이후 한국 야당의 역사를 반분해 왔던 세력이다.

이들은 19일에도 줄곧 DJ의 빈소를 지키면서 조문객을 맞았다. 모처럼 이들이 한 자리에 모였지만 동교동계의 정치적 행보에는 암운이 드리워져 있다. 이들은 이미 1997년 9월 당시 국민회의 당사에서 ‘백의종군’을 선언한 바 있다. 이때 참여했던 의원들은 한 전 의원을 비롯해 설훈, 김옥두, 남궁진, 최재승, 윤철상 의원 등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1999년 이후 당직과 정부 요직을 독점하면서 여권내 마찰음을 내왔고 결국 지난 18대 총선을 계기로 현실정치에선 사실상 물러난 상태다.

또 동교동내 일부 분열에 대한 상처도 여전히 치유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01년 정동영 의원을 비롯, 천정배, 신기남 등 재선의원들이 서슬 퍼런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전 의원에 직격탄을 날리며 정풍운동을 이끌었다. 당시 한 전 의원은 이를 방관해 채 권 전 의원의 구명에 적극 나서지 않았다. 이 때 동교동계는 최초로 분열의 조짐을 보였고 여전히 이 같은 반목은 존재하고 있다.

동교동계 관계자는 “우선 동교동계가 그간의 오해를 풀고 화합하는 게 우선”이라며 “갈등의 치유한 뒤에야 향후 정치행보를 위한 논의를 갖는 게 맞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정치재개를 하기 위해선 동교동계 분열의 상흔을 치유하는 게 관건이라는 취지다.

문제는 또 있다. 동교동계 분위기가 최악이라는 점이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빈 자리를 메울 후계자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호남에서 'DJ 이후'를 둘러싼 '군웅할거'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나아가 정치적 라이벌 상도동계처럼 뿔뿔이 흩어질 가능성도 높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한편 상도동계는 이미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지난 17대 대선 후보 경선 때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김덕룡 의원은 이 대통령을 지지한 반면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와 김무성 의원 등은 박근혜 전 대표를 밀었다. 상도동계는 이를 계기로 급속도로 분열하게 된다.

YS의 남자로 불리던 강삼재 의원도 18대 총선을 앞두고 이회창 총재가 이끄는 자유선진당에 입당하는 등 상도동계는 사실상 이합집산의 길로 접어들었다.

민주당 핵심당직자는 이와 관련, “사실상 동교동계가 정치 일선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계파가 향후 제역할을 할지 아니면 정치적으로 물러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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