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생활고가 깊어지면서 보험사기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보험사기 적발 규모는 1460억원으로 인원은 2만2801명에 달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금액은 33.6% 증가했고 사기혐의자는 44% 늘었다. 보험별로는 손해보험이 금액 기준 83.8%, 인원 기준 94.6%로 보험사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최근 보험사기의 특징은 생계형 범죄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경기침체로 무직·일용직 등 소득기반이 취약한 계층의 보험사기 증가율은 68.4%에 달했다.
특히 허위사고와 고의사고 등 사전 계획적인 사기유형이 전체의 54.3%로 전년에 비해 9.7%포인트 늘어났다.
소득이 줄거나 아예 없는 층이 늘면서 계획적으로 보험사기를 꾸미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사고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등 사고후 우발적인 사기는 38.5%로 전년에 비해 9.4%포인트 하락했다.
보험 종류별로는 비교적 범죄를 저지르기 쉬운 자동차보험이 전체 적발금액의 67.6%를 기록했고 생명보험의 보장성보험(15.2%), 손해보험의 장기보험(10.3%)이 뒤를 이었다.
화재보험은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5%로 낮았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155.6%를 기록해 크게 늘었다.
적발 인원 기준으로도 자동차보험이 1만9867명으로 전체 보험사기의 87.1%를 기록했다. 장기보험은 6.7%, 보장성보험은 5.0%를 나타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비중이 압도적인 것은 자동차 이용이 생활화된데다 다양한 형태의 보험사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자동차보험 사기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공모하거나 피해자 끼워넣기·운전자 바꿔치기·사고발생 후 보험가입 등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기신체에 자해하거나 진단서 위·변조를 통해 사고내용을 조작하는 보장성보험의 적발 인원도 1145명으로 전년에 비해 73.7%나 늘었다.
연령별로는 40대가 27.8%로 가장 많았고 30대(25.8%), 20대(19.9%), 50대(18.5%) 순이었다.
특히 10대와 20대의 보험사기 증가율이 각각 157.1%와 64.3%를 기록해 급증했다. 10대의 보험사기는 과거 유흥비 마련을 위한 단순 가담 형태에 그쳤으나 최근 학교 선후배와 공모해 조직적으로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등 치밀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남성이 전체 보험사기의 79.4%로 여성의 4배에 달했으며 직업별로는 무직·일용직이 30.1%로 가장 많아 생계형 보험사기가 늘었음을 반영했다.
금감원은 보험범죄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검·경찰 등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보험범죄 근절을 위해 적극 대처할 계획이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