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후 생전 남긴 주옥같은 어록과 잔잔한 에피소드가 알려지면서 국민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특히 고인의 특유의 달변과 촌철살인의 화법, 후세에 교훈을 주는 문장 등은 그의 서거 후 큰 의미를 지니게 됐다.
마지막 당부가 된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나 ‘최선을 다하는 인생을 살자. 그것이 바로 성공이다’ ‘넘어지면 끊임없이 일어나 새출발해야 한다. 인생은 종착지가 없는 도상의 나그네’ 등은 고인의 치열하고도 낙천적인 인생관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아첨한 자와 무능한 자를 배제해야 한다’ ‘현안파악을 충분히 하고 관련 정보를 숙지해야 한다’ ‘대통령부터 국법엄수의 모범을 보여야 한다’ 등의 어구에선 위정자의 의무와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내일은 젊은이의 것이다. 야망과 헌신에 찬 젊은이야말로 민족의 꿈이고, 희망이다’ ‘쓸모없는 사람은 찾아오지만 좋은 벗은 내가 찾아가서 사귀어야 한다’는 어구에선 인생의 선배로서 이 시대 젊은이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모습이 보인다.
김 전 대통령의 숨겨진 에피소드 또한 잔잔한 감동을 준다.
김상현 전 민주당 의원은 “1980년 사형선고를 받기 직전 군사정권에서 내세운 한 재일동포가 법정에서 ‘DJ는 간첩이다’라고 외치자 나도 ‘이 날강도 같은 놈들아’라고 되받았다”며 “재판이 중단돼 법정을 나오는데 김 전 대통령이 내게 ‘김 동지, 한 건 했군’이라고 하더라”고 회고한다.
최악의 상황에도 위트와 유머를 잃지 않은 고인을 추모한 것이다.
예능계에선 MBC 라디오 ‘최양락의 재미있는 라디오’의 인기코너 ‘3김퀴즈’가 꼽힌다.
이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최양락은 지난 19일 “고인께서도 3김퀴즈를 알고 계셨다”며 “자신이 희화화되는 부분이 있는데도 이해하고 많은 분들이 즐거워하면 상관없다는 너그러운 말씀을 해주셨다”며 애도를 표했다.
아주경제=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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