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주의자였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국회의원으로서 제4대 국회 때인 1963년 12월21일 본회의에서 첫 발언을 했고, 제14대 국회때인 1992년 10월1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로 마지막 발언을 했다.
21일 국회도서관이 공개한 의사록에 따르면 DJ의 첫 본회의 발언은 당시 현안이었던 한일 어업협상 등 한일 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초선의원이던 삼민회 소속 DJ는 당시 일본 사절로 내한한 오노 반보쿠(大野伴睦) 일본 자민당 부총재의 망언으로 정국이 어수선하자 본회의 자유발언을 통해 정부.여당에 한일 문제를 설명하는 성의있는 자세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DJ는 일본이 일제시대 과오를 한국에게 사과하지 않은 점을 거론하면서 한일문제를 다루는 관계자들이 "미국 등 우방에 대해서는 정도 이상으로 대항적인 자세를 취한 것 같은데 반해 일본에 대해서는 놀라울 정도의 저자세를 취해온 것이 사실"이라고 질타했다.
DJ는 특히 박정희 정부가 어업보호선으로 설정된 '평화선'을 지키겠다는 약속하에 '40해리 전관수역'을 고수했으나 오노가 양보를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며 "우리들은 중대한 충격을 받고, 깊은 우려와 의심을 안가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일문제의 신속한 타결을 강조하면서도 "목적이 빠르게 타결하는데 있는게 아니라 목적을 정당하게, 우리 민족의 이익을 바르게 지키면서 타결하는데 있다"는 말로 발언을 마쳤다.
반면 DJ는 민주당 대표로서 92년 10월14일 국회 본회의 연설에서는 "오늘의 대립과 분열과 좌절을 극복하고 화해와 단결과 전진을 이룩하기 위해 대화합의 정치를 펼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거국내각을 만들어 특정지역의 정권이라는 말이 다시는 이땅에서 거론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대통령선거는 우리가 민간 민주정부를 실현하고 경제재건을 이룩해 희망의 전진을 할수 있느냐, 아니면 지난 33개월의 민자당 통치아래서처럼 혼란과 후퇴의 길을 걷느냐의 갈림길"이라며 "우리가 집권하면 거국체제를 통해 1년내에 정국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회도서관은 김 전 대통령의 국장기간인 21-23일 국회 잔디마당 분수대 앞에서 김 전 대통령과 관련한 국회도서관의 소장 자료를 전시한다.
전시에는 그와 관련된 본회의 발언록, 국정감사 회의록을 비롯해 그가 저술한 도서 60여권, 정기간행물, 헌정자료, 사진과 동영상 등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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