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나흘째인 21일 국회 광장에는 수많은 조문객이 찾았다.
국회측은 고인이 국회의원 6선을 지낸 점을 감안해 김 전 대통령의 국회 발언 속기록을 발간했고, 김 전 대통령 측은 최근 6개월간의 일기를 소책자로 만들어 배포했다.
국회도서관과 민주당측은 각자 고인의 다양한 사진과 소장 자료를 전시, 조문객들이 고인의 생전 활동을 기억할 수 있도록 했다.
◆ 조문객 오후 들어 증가
최고 기온 31도의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거 나흘 째인 21일 공식 분향소가 마련된 국회 광장에는 수많은 조문객들이 찾았다.
오전 9시까지만 해도 비교적 한산했던 빈소는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조문객들이 많아졌고, 오후 들어서는 분향을 위해 기다리는 조문객 줄이 100m 가량 늘어섰다.
영정 앞에 선 조문객들은 대부분 묵념을 하며 고인을 애도했지만, 몇몇 조문객은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분향소 사회자는 "무더운 날씨로 조문객들이 오래 기다렸다. 조문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며 묵념 시간을 짧게 가지가기를 거듭 주문했다.
◆ 김 전 대통령 생전 사진, 저서 공개
국회도서관 측과 민주당측은 별도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의 사진을 전시했다.
민주당측 사진은 고인의 생가 모습과 1943년 목포상고 재직시절을 시작으로 해서 고인이 두손 맞잡고 기도 올리는 사진으로 끝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권양숙 여사와 손을 잡고 울음을 터뜨리는 사진이 가장 최근의 사진으로 전시됐다.
국회도서관 측 사진은 1973년 김 전 대통령의 납치 현장 호텔 사진과 사건 발생 2개월만에 고인을 구출하는 사진등 30점을 공개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직접쓴 60여점의 책을 비롯해 고인과 관련된 책자 200여점도 전시했다.
아울러 고인이 6선 의원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회의사 발언을 모은 책자도 발간됐다.
국회도서관 관계자는 "김형오 국회의장이 점심을 먹으면서 특별 지시를 내려 책자를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책자가 1000권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국회위원 등 관계자들에게 먼저 책자를 제공해 일반 시민들에게는 500권 가량만이 돌아갔다.
책자를 보고서도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아쉬워하는 매우 모습이었다.
분향소 왼편에는 20m 가량의'추모의 벽'을 조성해 조문객들이 고인에 대한 마음을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 빈소에서는 이념갈등 표출
국회 공식 분향소에서는 자원 봉사하는 사람들이 200여명이 넘어섰다.
이들은 'DJ 로드', '김대중 사이버 기념관'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지원한 사람들로 학생, 주부, 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문을 위해 온 북한 조문단을 맞는 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민들은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열창하는 한편 큰 박수와 "환영합니다"라고 크게 외쳤다.
몇몇 시민들은 조문단을 향해 '통일'을 연호했다.
조문단은 그러나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상주인 김홍업씨에게만 "(김정일) 국방위원장꼐서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라며 "저희들 특사 방문단을 (직접 지시해)보내주셨습니다"라고 말했다.
북한 조문단이 떠나는 순간에도 시민들은 손을 흔들며 환호했지만 "빨갱이"를 외치며 분노하는 시민도 있었다.
평생을 남북통일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했던 김 전 대통령이었지만, 고인의 빈소앞에서 또다시 한반도의 이념 갈등이 표출되는 모습이었다.
아주경제= 김종원 팽재용 기자 jjong@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