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대(G) 이동통신의 핵심 부가서비스인 '영상통화'가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SK텔레콤·KT 등 이동통신사들은 3G 서비스 도입 당시 영상통화를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다. 하지만 통화품질 문제와 비싼 요금 때문에 이용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자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수익 찾기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3G 가입자의 월 평균 영상통화 시간은 10분 미만으로 전체 음성통화량의 4%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3G 가입자의 1인당 월평균 음성통화량은 200분이지만 이 중 영상통화량은 8분 수준에 머물고 있다. KT 3G 가입자 역시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한국리서치의 최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800명 가운데 영상통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율은 30%에 그쳤다. 이동전화 서비스 중요도 조사에서도 영상통화 기능이 중요하다고 선택한 응답자는 13%에 불과했다.
이동전화 서비스 중 ‘음성통화’, ‘문자메시지’가 아직은 가장 중요하다는 평가다. 이용자들은 영상통화보다도 휴대폰 자체 오락기능을 중요한 서비스로 인식하고 있다.
영상통화 서비스가 선보였을 때 이용자들은 단지 호기심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3G망이 설치된 곳에서도 통화가 지연되거나 연결 자체가 되지 않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등 품질에도 문제점이 생겼다.
만족하지 못하는 통화품질에 2~3배 비싼 요금을 지불할 필요가 없어진 이용자들은 영상통화를 외면하고 있다.
이에 KT와 SK텔레콤은 3G의 빠른 데이터전송 속도를 이용한 무선인터넷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T는 지난해 ‘쇼 데이터완전자유’ 요금제를 출시해 무선 인터넷 이용도를 높이고 있다. 월정액 1만원에 ‘완전자유존’의 뉴스ㆍ증권ㆍ교통정보 등 30여 종의 콘텐츠를 데이터통화료는 물론 정보이용료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 네이트 요금 부담을 낮추고 추가요금이 발생하지 않는 ‘데이터존프리’ 요금제를 지난달 출시했다. 월 1만3500원을 내면 ‘프리존’의 4000여 콘텐츠를 데이터통화료 10만원어치까지 사용할 수 있다. 가입자는 한 달 만에 60만명을 돌파했다.
LG텔레콤은 2.5G 이동통신 사업자로서 영상통화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3G망 투자에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경쟁사보다 일찌감치 무선데이터 요금을 강화, 실속을 차리고 있다.
LG텔레콤의 영상통화 서비스 ‘오즈’는 월 6000원에 1GB까지 데이터통신을 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 요금은 비싸다는 인식을 가장 먼저 깨 LG텔레콤만의 경쟁력을 갖췄다. 오즈는 출시 1년여 만에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LG텔레콤은 정보이용료와 데이터통화료를 통합, 정액으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요금제를 준비 중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상통화 품질개선을 위해 기지국, 중계기 설비를 늘려 이용도를 높이는 한편 무선 인터넷 서비스 강화에도 힘쓸 것”이라며 “트렌드에 따라 추이를 살피고 3G 서비스를 활성화 시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영리ㆍ김태언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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