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前대통령 영결식..엄숙과 애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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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23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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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곤 행안장관은 전남 하의도 섬마을 소년이 97년 15대 대통령에 당선되고,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기까지의 정치역정을 담은 김 전 대통령의 약력을 보고했다.

한승수 총리와 박영숙 이사장은 각각 조사와 추도사를 통해 고인의 안식을 기원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 옆에 자리한 이희호 여사는 조사와 추도사가 낭독되는 내내 김 전 대통령과 함께 한 지난 47년의 세월이 떠오르는 듯 시종 고개를 떨군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한승수 총리는 조사를 통해 "대통령님은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민족화해를 실현하기 위해 헌신해 오셨다"며 "대통령님의 이러한 발자취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숙 이사장은 "국민을 존경하고 사랑했던 선생님, 이제 그 존경과 사랑을 당신께 드립니다"며 "지난날은 진정 고단했으니 부디 편히 쉬십시오"라며 목이 메인 채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어 천주교, 불교, 기독교, 원불교 순으로 종교의식이 진행됐다. 김 전 대통령이 천주교 신자였던만큼 최창무 광주대교구장이 집전하는 천주교의 제례가 가장 먼저 이뤄졌다.

불교에서는 조계사 주지인 세민 스님이, 기독교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삼환 회장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엄신형 대표회장이, 원불교에서는 김혜봉 대전충남 교구장이 각각 제례를 집전했다.

약 20분간의 종교의식이 끝나자 제단 양옆에 마련된 대형 전광판과 스피커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과 육성이 흘러나왔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여러분과 더불어 위대한 한국인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는 김 전 대통령의 열띤 연설을 시작으로 한 영상물은 IMF 외환위기 극복, IT 강국 건설, 6.16 남북정상회담, 2002년 월드컵 개최 등 대통령 재임시 치적을 담아 4분간 상영됐다.

침통한 표정의 이희호 여사는 영상물 상영 직후 양 옆의 부축을 받아 엷은 미소를 띤 남편 김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섰다. 이 여사는 홍일.홍업.홍걸씨 등 유족들의 헌화가 끝나자 고개를 90도 숙여 작별 인사를 했다.

유족들의 분향이 끝난 뒤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제단에 올라 김 전 대통령의 넋을 기렸다. 이 과정에서 VIP석 뒤편에 있던 한 50대 남성이 "위선자"라고 소리쳐 경호원들이 급히 제지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 내외의 분향에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 그리고 김 전 대통령의 영원한 동지이자 경쟁자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침통한 표정으로 헌화.분향하며 영면을 기원했다.

권양숙 여사도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 때 자신의 손을 잡은 채 오열을 터뜨렸던 김 전 대통령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주요 인사들의 헌화.분향이 끝나자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춰 성악가 김영미씨, 평화방송 소년소녀합창단이 부른 추모곡 '그대 있음에', '우리의 소원'이 울려퍼졌다.

3군 조총대의 3발의 조총 발사가 이어졌고, "이제 우리가 존경하고 사랑했던 고 김대중 대통령을 보내드려야 할 시간"이라는 손 숙 전 장관의 울먹임 속에 영결식 폐회를 알렸다.

김 전 대통령을 실은 운구차는 1시간10여분의 영결식이 끝나자 오후 3시12분 서서히 움직였고, 국회 본관 앞, 의원회관 앞을 지나 3시29분 영결식장인 국회를 떠났다.

한편 영결식에는 2만4천명이 초청됐으나, 참석자들의 상당수는 한낮의 뙤약볕 때문에 자리를 지키기 보다 그늘진 공간을 찾아 영결식을 지켜봤다. 한 할머니는 탈수를 호소, 대기중인 응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상도동에서 온 홍사임(67.여)씨는 "대통령님께서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영결식에 참석했다"며 "대통령님의 화해와 평화의 뜻을 받들어 한국의 성숙된 모습을 만천하에 보여줬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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