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각계각층의 친인들은 고인이 위대한 지도자였을 뿐 아니라 인간적 매력 또한 인상적이었다고 회고한다.
국민의 정부 첫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교수는 “고인은 재임시절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항상 고민했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 정부 시절 도입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는 김 전 대통령의 인간중심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 돼 있다. 즉 “낙오하는 사람들에게도 기본적인 생활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지론에 따른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이 사형선고를 받았던 지난 80년 재판을 같이 받은 민주당 김상현 전 의원은 그를 최악의 상황에도 위트와 유머를 잃지 않던 멋쟁이로 기억한다.
그는 “당시 한 재일동포가 법정에서 ‘DJ는 간첩이다’라고 외쳐 나도 ‘이 날강도 같은 놈들아’라고 되받았다”며 “법정을 나오는데 김 전 대통령이 내게 ‘김 동지, 한 건 했군’이라고 하더라”고 회고했다.
87년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을 ‘가슴 따뜻한 분’으로 기억했다.
우 대변인은 “(김 전 대통령을)고 이한열군 분향소에서 처음 만났었다”며 “당시 그는 오랜 가택연금에서 풀려나자마자 학생들부터 찾아와 ‘정말 고생이 많았다’며 한 사람씩 위로해줬다”고 말했다.
정치권 외에도 문화계나 외국 지인들도 고인의 인간적 면모를 높게 샀다.
영화 ‘서편제’의 임권택 감독은 “바쁜 스케줄에도 배우 오정혜 씨가 직접 결혼주례를 부탁하자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김 전 대통령은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고 말한다.
오씨는 “김 전 대통령께선 아침에도 수십번 사람을 만나느라 식사만 3번 했는데도 불구하고 ‘내 집에 사람이 왔는데 어찌 다과 정도로 그칠 수 있겠나’라며 저와 식사를 또 하셨다”고 회고했다.
이외 클린턴 전 미 대통령도 “김 전 대통령을 평생의 친구로 생각할 것”이라며 “그는 좋은 때나 나쁠 때나 저를 지원해 준 좋은 친구였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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