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노사협상을 앞둔 금호타이어가 벼랑 끝 대치를 벌이고 있어 제2의 쌍용차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앞서 23일 광주공장 파업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이날과 24일 근무 조별로 8시간씩 파업에 들어간 상태다. 24일에는 경고 파업을 벌이되 오후 조는 4시간 파업을 유지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11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노사협상에 나선 금호타이어는 19회에 걸쳐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노사간 입장차가 커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임금동결 △정기승호 보류 △각종 복지 혜택 축소 △제도 관행 개선 △일자리 나누기의 한 방안으로 무급휴직을 제안했지만, 노조는 임금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요구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감산결정 이후 휴무와 특근 등이 폐지돼 실수령액이 25%이상 삭감된 상황”이라며 “각종 복지 혜택 등은 단협 사항이지 임금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결국 타협의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측은 지난 17일 노동청에 ‘정리해고 신고서’를 제출했고 24일 정리해고자 명단을 포함한 합의요청 통보서를 노조에 보낼 계획이다.
노조는 회사 측 행보에 따라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태도지만 일단 25일 협상에 임할 수정안은 내부적으로 도출해 놓은 상태다. 특히 차기 노조집행부 선거 기간인 오는 27일부터 9월 2일까지 정상조업을 할 예정이기도 하다.
반면 회사 측은 “올해 상반기만 당기순손실이 2073억원인데 그동안 노조 파업으로 1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어 적극적인 조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현재 공장 가동률이 70%인 상황인데도 인력이 부족하지만 직무 통폐합과 같은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한 대책 등에 열린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사측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한을 정해 사측 입장만을 관철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25일 협상을 앞둔 노사 모두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인식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상에 임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 극적 타결을 이룰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사측이 ‘직장폐쇄’ 등의 극단적 조치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노조 또한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여서 자칫 제2의 쌍용차 사태가 벌어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노조는 임금 7.48% 인상,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해 왔다. 사측은 이와 반대로 임금동결, 정기승호 보류 등 6개 항을 제시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전체 근로자의 17.9%인 706명을 정리해고 한다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올 상반기 매출액 9655억원에 영업손실 1042억원, 당기순손실 2073억원을 기록했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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