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거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의 여운이 출판계로 이어지고 있다.
생전 김 전 대통령 내외가 집필한 책과 관련 도서 목록은 80여 종에 달한다. 이 가운데 현재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특별 카테고리로 묶여 판매되고 있는 도서는 25종이다.
서거 직후인 19일 온오프라인 서점 교보문고가 집계한 도서 판매량은 117권으로 나타났다. 23일 영결식 이후 자정까지 누적 판매량은 1200권으로 19일 기준 판매량의 10배를 넘어섰다.
도서 목록에는 김 전 대통령의 저서가 4종, 공동저서 2종, 그 외 다른 사람이 김 전 대통령에 관해 집필한 정치사회분야 도서 19종, 아동분야 3종, 에세이 분야 3종 등으로 다양하게 분포됐다.
판매 상위 리스트에는 김 전 대통령의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21세기와 한민족' '내가 사랑한 여성' '나의 삶, 나의 길' 이희호 여사의 자서전 '동행', 최성이 편저한 '배움: 김대중 잠언집' 등이 올랐다.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김대중의 메시지
'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는 1998년 개정 출간된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이다. 다섯 번의 죽을 고비와 네 번의 도전 끝에 대통령이 된 파란만장한 삶의 일대기가 담겨있다. 스스로를 ‘겁이 많은 사람’이라고 밝힌 김 전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한 ‘용기’를 강조한다. 김 전 대통령은 “두렵지 않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닙니다. 두렵지만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입니다”라며 젊은이들에게 당당하게 세상을 사는 지혜를 담담하게 풀어갔다.
'배움: 김대중 잠언집'은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국장으로 재직했던 최성이 편저한 책이다. 스스로를 믿는다는 것. 나의 길을 걷는다는 것. 하나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더불어 산다는 것이라는 소주제로 젊은이들에게 삶의 길을 안내한다.
4개의 소주제와 123개의 잠언으로 이루어진 울림은 갈색 톤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어우러져 독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힘을 갖는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어떤 일을 위해 나를 던져야 하는지, 인생의 뒤안길에서 후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일깨워준다.
이희호 여사의 빛나는 내조
젊은 시절부터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 사회단체 리더로 활동했던 이희호 여사의 '동행'은 온몸으로 한국 현대사의 내면과 맞부딪힌 대통령의 아내로서의 삶이 그려져 있다. 군사 정권 이후 ‘김대중 내란 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고 가택연금을 받아야 했던 극적인 상황이 절절히 기록됐다.
유신 초기 고문의 공포를 떨쳐내고 금식을 선언한 이희호 여사의 결단력과 1992년 대선 실패 이후 정계 은퇴를 선언했을 당시의 처연한 심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남편의 정계 복귀를 반대하고 나설 만큼 소신 있던 이 여사의 모습에서는 꿈과 신뢰를 공유한 대통령의 든든한 동반자의 삶이 엿보인다.
김 전 대통령 관련 도서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온오프라인의 서점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추모 페이지와 해당 도서 기획전을 마련해 진행중이다. 각 출판사에서도 추가로 책을 인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보문고 측은 “김대중 대통령 관련도서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추가 서적들이 출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정진희 기자 snowwa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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