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부도처리된 한국종합건설(회장 김병희)이 위장계열사인 천산개발과 프리마건설 등을 이용, 아파트 분양 사업을 벌이고 있어 문제를 낳고 있다.
한국종합건설은 부도 당시 1600억원의 부채가 있었으나 아직 완전히 상환치 못한 상태에서 대한주택보증(대주보)은 위장계열사들의 분양보증을 해주고 있어 ‘부실·부정보증’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종합건설의 위장계열사인 천산개발(대표 김길)는 영종도 운서지구 43블럭 14루트 금호3차 아파트 328세대, 인천 청라지구 공동주택용지 A 37블럭 741세대, 인천 서구 마전지구 49블럭 1롯트 외 4 163세대 등을 2007년 10월 분양하는 등 대한주택보증(대주보)의 분양보증을 받아 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프라미건설도 인천시 서구 왕길동 649-1, 풍림아이언 아파트 318세대, 오류지구 74블럭 1롯트, 3롯트 207가구 분양 사업도 진행중이다.
이들 회사의 실질적 사주는 한국종합건설의 김 회장이다. 2007년 7월9일 영등포경찰서 중앙지구대가 작성한 ‘응급조치 보고서’에 따르면 김 회장의 직업은 프리마건설 대표이사다. 김 회장은 당시 부인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이어 같은달 19일 영등포서 폭력2팀에서 작성한 진술서에 따르면 김 회장은 한국종합건설 대표다. 문제는 그가 이때 진술한 직장번호는 천산개발의 것이며 직장주소는 프리마건설 소재지인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7가 94-64다.
경찰 진술 곳곳에서도 위장계열사의 흔적이 묻어났다. 김 회장은 천산개발 조형희 관리이사에 대해 “저희 회사 관리이사”라고 진술했으며 그의 부인도 프리마건설을 “남편사무실”이라고 했다고 당시 담당수사관은 밝혔다.
그러나 그해 국감에서 김 회장은 “위장법인은 자신의 회사가 아니다”고 진술해 위증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천산개발 김길 대표는 이와 관련, “천산개발의 실질적인 경영자는 나”라며 “김병희 회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한국종합건설과 천산개발간 유착의혹의 실체는 계속 드러났다. 한국종합건설은 2007년 7월26일 경남 김해시 외동 1249-4 소재 상가를 천산개발에 48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당시 입찰과정에서 모 부산업체는 100억원을, 대덕건설은 80억원을 제시했음에도 상가를 매입치 못했다. 부도난 채권을 회수해야 할 책무가 있는 대주보가 부실한 감독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문제는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대주보가 부도를 내고 자금을 빼돌린 후 다른 회사를 만들어서 또 다른 사업을 하며 영리를 취하는 기업 행태에 속수무책이란 점이다.
대주보 총무팀 김성호 홍보파트장은 이에 대해 “위장계열이란 것을 증명하기 어렵다”며 “대표가 동일하거나 명백하게 공동사업을 벌이는 게 확인되지 않았는데 보증을 안하면 수많은 민원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songhdd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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