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상호 구매ㆍ공급하기로 25일 전격 합의했다.
이번 삼성과 LC의 패널 교차 구매는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의 대규모 구매ㆍ공급으로 동종 업종내의 제휴와 협력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합의에 따라 교차구매되는 물량은 월 4만대 정도로 양사의 생산량과 비교할 때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양사가 교차구매를 본격화하면서 실질적인 협력 모델을 제시했고 앞으로 국내 대기업간 상생협력 관계가 확대돼 국내 디스플레이산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또한 지난 2007년 5월 출범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대-대기업간 상생협력 사업으로 지난 2년 동안 LCD 패널 교차구매를 추진해왔고 이번 삼성과 LG의 합의로 구체적인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울러 수직계열화된 LCD 업계의 장비ㆍ부품소재에 있어서도 교차구매를 촉진하고 대만산 LCD 수입을 대체함으로써 연 8300만 달러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적과의 동침'으로 불리는 삼성과 LG의 상생협력이 향후 국내 디스플레이산업는 물론 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번 합의가 이뤄지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출범으로 양사의 패널 교차구매가 거론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본격적인 협상과 제품 테스트가 진행됐으나 기술적인 문제에다 양사의 경쟁 관계가 걸림돌로 작용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또한 양사는 그동안 몇차례 교차구매하겠다는 발표를 했으나 실제 이뤄지지는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실제 교차구매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기술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가격도 문제가 됐었다"며 "양사가 교차구매를 하려는 LCD 패널은 국내 공급이기 때문에 납기는 빠르지만 대만제품보다 비싸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교차구매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삼성과 LG는 정부 주도의 상생협력에 모양새만 갖추려고 했을 뿐 실질적으로는 이익관계를 따져왔던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로 교차구매가 본격화되더라도 기술적인 문제와 가격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교차구매가 지속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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