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1700선도 넘어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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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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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1600선에 이어 1700선까지 넘볼 전망이다.

증권가는 기업실적 개선과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당초 하반기 고점으로 점쳤던 1600선마저 뛰어넘자 목표지수를 연달아 높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경기회복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가파른 오름세라며 과열을 우려하는 신중론도 나왔다.

25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8월 들어 1557.29에서 1601.38로 44.09포인트(2.83%) 뛰어오르며 작년 7월 24일 1626.14 이후 13개월만에 1600선을 넘어섰다.

이런 강세는 국내 주식이 여전히 싸다는 분석 덕분이다. 주가가 급등한 만큼 기업실적도 좋아졌다는 것이다.

실제 주가 급등을 이끌어 온 ITㆍ자동차주는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주가이익비율(PER)은 11.3배인데 비해 자동차는 10.8배에 불과하다. IT는 13.0배로 지수보다 다소 높지만 긍정적 실적 전망을 감안하면 아직 매수할 만한 수준이란 평가를 받는다.

실적에 비해 값 싼 주식은 외국인에게도 매력적이다. 외국인은 연초부터 전날까지 21조300억원 매수우위를 나타냈고 전달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4조7700억원을 순매수했다.

증권가는 이런 외국인 매수에 대해 현재 지수대를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결국 지수가 더 뛸 것으로 보고 주식을 계속 사들이는 만큼 일반 투자자도 이런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경기회복 가속과 기업실적 개선세를 고려하면 1700선 진입도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 경기선행지수는 전형적인 V자형 경기회복을 나타냈던 1999년보다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도 "경기 호전을 바탕으로 외국인 매수도 꾸준히 강화될 것"이라며 "당장 1700선이라고 못 박을 순 없지만 목표지수 상향 조정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ITㆍ금융ㆍ자동차 업종 실적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IT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로 뛰었지만 아직 상승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며 "지속적인 실적전망 상향 조정과 외국인 매수를 고려할 때 2003년 전고점 돌파 이후 본격 상승 국면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번 지수 상승 사이클을 단기로 봐야 한다는 우려도 일부 있다. 선진국 경기회복 지연으로 국내 수출이 타격을 받는다면 지수도 급락 반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수 상승 사이클에서 내년 1분기가 고점이 될 것이란 점에서 오름폭을 낙관하기 어렵다"며 "집중 매물대인 1600선에 도달하면서 변동성 역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서머랠리 이후 9월 증시는 통계적으로도 약세를 보여 왔다"며 "중국 증시 불안과 원자재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경기회복 지연시 국내 수출경기 둔화를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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