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맞수 삼성-LG, 재계 맞수 삼성-현대 이어 유통 맞수 롯데-현대도 협력 나서
과거 치열한 경쟁을 펼쳐왔던 국내 주요 기업들이 상생을 위해 손을 잡고 있다. 삼성과 LG가 LCD 패널 교차구매에 나선 것은 물론 과거 재계 맞수였던 삼성과 현대의 협력도 눈에 띄인다. 여기에 백화점 업계 역시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합종연횡에 나섰다.
26일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저렴한 가격의 여성 캐주얼 브랜드 ‘1st Look'을 공동개발, 양측 백화점의 행사장에서 함께 선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단일 백화점 매장만으로는 합리적인 가격을 도출하는데 무리가 있다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부합됐기 때문이다. 양측은 이번 협력을 통해 향후 해외생산 추진 및 정식 매장 입점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백화점 업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이번 협업으로 소비자들에게 한발 더 다가서는 한편 시장에서의 리더십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 맞수인 삼성과 LG 역시 지난 25일 모니터용 LCD 패널 교차구매에 합의했다. 양사가 교차구매하기로 한 LCD패널의 거래규모는 매년 1000억원 이상으로 대만 등 경쟁국가에서 수입해온 물량의 10% 상당이다.
양측의 교차구매를 통해 한국은 무역수지를 개선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LCD 시장에서 삼성과 LG의 영향력 역시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측은 이번 협의를 시작으로 교차구매를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한동안 재계 1, 2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등 다소 차가웠던 삼성과 현대의 관계 역시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협력으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자동차용 반도체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의 자회사인 삼성LED와 현대모비스 역시 LED 조명 공동개발에 나섰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호협력 기반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SK에너지와 포스코 역시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석탄을 석유(CTL)와 화학제품원료, 합성천연가스(SNG)로 전환하는 기술 개발에 협력한다. 양사는 이번 협력에 3조3500억원을 투자한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국내 기업들끼리 오히려 과도한 경쟁과 신경전을 펼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그러나 최근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상호 도움이 될 수 있는 공통분모를 찾고 이를 통해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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