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3.2.1 발사!
거짓말처럼 대한민국 땅에서 처음으로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가 25일 오후 5시에 발사됐다.
나로호는 굉장한 굉음을 내며 눈앞에서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영화에서만 보던, 다른 나라의 로켓 발사 때 뉴스로만 접하면 장면이 순식간에 펼쳐졌다.
이날 속보로 발사 준비 상황과 성공 소식을 전하던 취기자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7번 연기와 발사 중지 등으로 애간장을 녹인 나로호를 한참동안 바라봤다.
이렇게 기뻐하던 것도 잠시, 로켓 발사의 성패를 가름하는 위성 교신이 두절됐다는 비보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날아왔다. 위성이 우주 미아가 됐다는 소식이었다.
당시 교과부는 예정된 브리핑 시간을 미루는 등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급기야 우리 기술로 만든 과학기술위성 2호는 지구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발표로, 위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사라지고 말았다.
나로호 발사는 결국 절반의 실패로 끝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일은 남의 나라 일로만 여겼던 로켓 발사가 우리 땅에서도 가능하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해줬다.
또한 과학기술위성 2호는 우리 기술로 100% 만들어 국내 우주과학 기술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나로호 1단은 비록 러시아 기술로 제조됐지만 그들의 기술을 배우고 연구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들은 나로호 발사를 준비하는 7년여 동안 로켓 발사 시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를 대부분 경험했다.
미국, 이란 등 선진우주개발국들은 다른 국가에게 수출하거나 공유하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어 이 경험들은 우리 만의 기술 축적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특히 나로호 발사로 우주개발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은 더욱 커진 상태다. 이 같은 분위기는 우주개발에 대한 의지를 더욱 확고하게 하는 바탕이 된다.
러시아와의 계약으로 내년 5월에 발사가 한 번 더 있는 만큼 실망보다는 희망을 우주에 보내본다.
나로우주센터(고흥)=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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