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젖은 비용절감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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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26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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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통은 반으로 줄이면서 수익은 배로 늘리는 비용절감법-AT커니

경기침체로 비용절감에 대한 압박 수위가 높아지면서 기업가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지만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호황기의 방만 경영에 대한 책임은 무시한 채 직원들에게만 고통을 강요한다는 비난도 피하기 힘들다.

하지만 비용절감에 대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이를 실천하면 적은 고통으로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확보한 자금을 새 성장동력을 개발하는 데 활용하면 기업은 경영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고 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AT커니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비용절감이 반드시 고통만 수반하는 것은 아니라며 고통은 반으로 줄이면서 수익은 배로 늘릴 수 있는 비용절감 기법을 제시했다.

AT커니는 우선 각 부서의 업무별 가치를 평가해 비용절감 기준을 업무 과정별로 차별화하라고 조언했다. 기업들은 흔히 비용절감을 위해 부서별 인력과 예산을 일괄적으로 줄이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하면 단기간에 눈에 띄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어난 업무량과 줄어든 보상 탓에 남은 직원들의 생산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비용절감으로 기대했던 효과도 이내 사라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비용을 줄일 부문을 선별할 때는 마구잡이식이 아니라 업무별 가치에 따라 불필요한 업무를 제거하는 게 합리적이다. 각 부서별 업무과정을 세부적으로 나누고 각 과정에 투입되는 시간과 재원을 해당 과정의 성과와 비교한다. 이 과정에서 각 업무별 가치 순위가 매겨지고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업무도 드러나게 된다.

일례로 한 제조업체에 주문을 입력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5명으로 구성된 팀이 있다고 하자. 이들이 전체 업무시간의 26%를 주문 오류를 해결하는 데 들인다면 이 팀에서는 한명은 불필요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주문만 실수 없이 입력한다면 인력 한명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고통이 수반되지도 않는다. 기존 업무량만 유지되면 업무 효율성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다. 비용절감 효과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다.

AT커니는 아울러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업무를 재분배하거나 추가할 때 기존의 업무와 겹치지 않도록 그 과정을 재설계하라고 주문했다.

기업이 시장 변화에 재빨리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영 상황에 따라 업무를 재분배하거나 추가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비용과 복잡성이 커지는 것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업무 과정을 재설계해 겹쳐지는 업무는 없애고 시장에 제품을 출시할 때 드는 시간을 줄여야 비용과 업무 복잡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특정 업무의 시작과 끝을 파악할 수 있는 지도(map)를 만드는 일이다. 지도상에 불필요한 업무과정이 드러나기 때문에 이를 수정하다보면 최적화된 상태의 지도가 만들어진다.

지도 그리기를 통해 업무 과정을 분석하다보면 아웃소싱 기회도 포착할 수 있다. AT커니는 기회비용면에서 직원들의 임금관리와 같은 업무는 장기적으로 아웃소싱을 통해 비용절감을 꾀할 수 있는 부문이라고 지적했다.

고통 없는 비용절감을 실현하는 데는 전사적 차원의 구매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필수적이다. 상당수 기업의 실적보고서를 살펴보면 업무에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드는 비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따라서 기업 내 다양한 부서의 구매시스템을 전사적 차원에서 관리하게 되면 불필요한 비용을 아낄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 내 모든 부서가 물품을 구매할 때 동일한 공급망을 통해 특정 날짜에 동시에 주문하도록 정해 두면 할인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이밖에 AT커니는 리더가 비용을 포괄적인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사적 차원에서 기업비용과 수익을 읽을 수 있는 리더만이 내부 인력과 재원을 특별한 저항 없이 재배치할 수 있고 외부 지원도 챙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기업가는 단기적인 수익만 추구할 게 아니라 장기적인 차원에서 비용을 관리해야 하고 필요하다면 기존의 업무관행도 뜯어 고칠 수 있어야 한다고 AT커니는 지적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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