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이 지구 대기권으로 추락해 나로호(KSLV-I) 발사는 절반의 성공만을 거두게 됐다.
자국 땅에서 첫 발사에 성공하는 확률은 27%. 결국 이를 결국 넘지 못한 것이다. 그만큼 첫 발사 성공은 매우 힘들다.
하지만 이번 나로호 발사로 국내 연구진의 기술 개발 경험과 우주기술 개발 초석 마련, 우주 강국 실현에 대한 국민들의 확고한 의지를 얻을 수 있었다.
◆ 추락한 과학기술위성 2호 무슨 일 있었나
나로호 2단에서 분리된 과학기술위성 2호는 지구 대기권으로 추락해 소멸된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오전 교육과학기술부는 나로호 발사 과정에서 1ㆍ2단과 위성 분리는 성공했으나 페어링 분리 이상으로 위성이 궤도 진입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김중현 교과부 제2차관은 “발사 540초에 위성이 페어링 한쪽을 붙인 채로 비행했다”며 “이륙 후 660초에 최대 387km에 도달한 후 지상으로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페어링은 나로호의 위성발사체를 보호하는 한 쌍의 덮개다. 이 장치가 모두 열리면서 과학기술위성 2호가 분리돼야 하는 데 한쪽만 떨어져 나갔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100kg의 소형으로 이 무게의 4배 이상되는 페어링을 단채로 비행했다. 결국 속도가 떨어져 목표 궤도와 방향에 접근하지 못했다.
위성은 궤도진입을 위한 초속 8km 보다 낮은 6.2km의 속도를 냈다. 또한 이륙 9분 뒤 고도 306㎞에서 위성과 분리돼야 하는데 예정보다 36㎞ 높은 고도 342㎞에서 분리된 게 원인으로 작용했다.
나로호는 25일 오후 5시 23초에 성공적으로 이륙했다.
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연구개발한 끝에 7번이나 발사연기가 됐던 것만큼 발사 성공 자체가 주는 의미도 크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나로호가 성공적으로 발사한 것만으로 절반의 성공은 이룬 셈”이라며 “핵심기술이라고 볼 수 있는 1단 로켓은 러시아 연구진들이 대부분 개발했으나 우리 연구진들이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나로호 발사에 성공했던 부분은 △1단과 상단의 엔진 정상 작동 △1단과 2단 분리 △위성 분리 △발사 통제ㆍ추적ㆍ관제시스템과 발사대시스템 운용 등이다.
항우연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은 나로호 발사를 준비하면서 추진체와 시동장치 등에 대한 기술력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앞으로 집중적으로 연구돼야 할 액체엔진 분야는 선진국에 비해 60∼70% 수준인 것으로 파악돼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이 원장은 “앞으로 미약했던 소프트웨어 부분 등을 더욱 보충할 예정”이라며 “우리 땅에서 로켓이 발사되는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의 아낌없는 성원에 우주개발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내년 5월 우주발사체 한 번 더 쏜다
교과부는 일단 한·러 공동조사위원회를 통해 위성 추락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 작업을 펼친다. 이날 정부 차원의 나로호 발사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1차 회의를 열었다.
현재 러시아와 계약이 남아 있어 나로호 발사는 내년 5월 2차로 이뤄질 예정이다.
다음 발사는 이번 발사시험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교과부와 항우연, KAIST 등 관계기관들은 지금까지 축적했던 개발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우리 기술영역을 더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2018년에는 100% 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KSLV-II)가 우리 땅에서 발사되는 만큼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 로켓은 1.5t급의 실용위성 발사체로 세계 위성발사체 시장 진출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우리나라는 자력 기술력으로 2020년 달 궤도 탐사선, 2025년 달 착륙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나로우주센터(고흥)=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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