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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백의 과천인사이드] 영국의 增稅가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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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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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영국은 소위 '영국병'에 시달렸다.

과도한 사회복지와 막강한 노조 영향력으로 임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생산성은 저하돼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됐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에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가 등장했다.

대처 전 총리는 1979년 집권하자마자 영국병 치료를 위해 저비용·고효율로 경제구조 전환을 꾀했고 1986년 '빅뱅'으로 불리는 금융 개혁을 단행해 영국 경제에 강력한 성장엔진을 장착한다. 그 덕분에 영국 경제는 1990년대부터 2007년까지 장기 호황을 누리게 된다.

만성적인 노조파업과 높은 물가·저성장 등의 '영국병'에 시달리던 당시 영국에 큰 개혁을 강조한 그의 정책은 '대처리즘'으로 불린다. 대처리즘은 특히 레이건 미국 대통령의 '레이거니즘(레이거노믹스)'과 손발을 맞추며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했다.

그렇다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지금의 영국의 모습은 어떤가.

최근 발표된 올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유럽 빅3' 국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럽 언론에 따르면 프랑스와 독일은 지난 2분기 당초 예상과 달리 0.3%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영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예상보다 더 떨어진 -0.8%에 머물렀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발한 후 영국 정부는 극단적 재정 확대 정책으로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한계에 이른 느낌이다.

결국 노동당 정부는 스스로 약속했던 세제 관련 공약을 뒤집으면서까지 세금 인상 방침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증세안의 핵심은 내년 4월부터 연 15만 파운드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최고세율을 45%에서 50%로 인상하겠다는 방안이다.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에 직면한 영국 정부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증세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세금을 늘릴 경우가 영국 경제가 다시 극심한 침체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영국 정부의 고민이다.

경기 회복을 위한 재정확대는 재정적자를 불러오고 결국 증세로까지 이어지면서 다시 경기악순환이라는 늪에 빠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재정적자 폭이 커지면서 증세론이 거론되고 있는 우리의 사정도 영국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재정적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증세를 통해 세금을 더 걷거나 정부의 지출을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가로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 하지만 증세나 국채발행은 소비감소와 금리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경기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특히 현 상황에서 증세가 과연 적절한 선택인지도 의문이다. 다수 국민은 살아가기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고, 기업의 경영여건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소득이 있어야 세금도 낼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정부가 현 단계에서 고육지책으로 생각한 방안이 비과세 혜택을 대폭 줄여 세원을 넓히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내놓은 세제개편안에서 한시적으로 2~3년마다 연장하고 있는 비과세감면제도를 대폭 손질했다.

비과세감면 규모는 2004년 18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26조900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10%만 줄여도 2조6000억원가량의 세수가 추가로 확보되는 셈이다. 180여개의 비과세 감면제도 중 86개가 올해 만료된다.

그러나 이러한 비과세 감면 혜택은 주로 중소기업이나 취약계층을 위한 것들이 많다. 그래서 당정협의나 국회통과가 정부 생각대로 쉽지 않다는 게 딜레마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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