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8.27 서민주택공급확대' 방안에 대해 투기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주변 땅값이나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채질 할 수 있다는 점과 저렴한 분양가로 인한 막대한 시세 차익 문제를 풀어야할 숙제로 꼽았다.
김혜현 부동산114 본부장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 살아나는 국면에서 정부가 수도권 그린벨트를 추가로 해제하면 주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며 "보금자리주택이 입주를 시작하는 시점에서야 주택가격이 안정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소장도 "그린벨트가 풀려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면 주변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며 "이번 정책에는 주변지역 집값 상승을 막을 별다른 대책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최초 계약자에게 돌아갈 막대한 양도차익 해결 방안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강남 세곡과 서초 우면지구에 공급될 85㎡ 규모의 중소형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는 3.3㎡당 115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변시세의 절반에 불과하다. 하남 미사지구(950만원), 고양 원흥지구(850만원) 등의 분양가도 주변시세의 70% 수준으로 낮다. 낮은 분양가로 주변 지역 아파트값을 끌어내릴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보금자리주택 가격이 주변시세에 맞춰질 것이라 전망한다.
정부는 시세 차익 문제 해결을 위해 전매제한 기간을 7~10년으로 늘리고 5년의 거주의무 방안을 내놨지만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수요를 막을 뿐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는 없다.
박원갑 소장은 "공공재인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급하는 만큼 막대한 양도차익이 예상된다"며 "보금자리주택의 양도세 징수 강화 등 시세 차익을 환수할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도 "그린벨트 해제와 토지보상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참여정부 당시와 같은 유동성 증가로 인한 집값 폭등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공공주택의 공급 확대와 더불어 민간부문에서의 공급 확대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보금자리주택은 서민·근로자를 위한 것으로 중산층 이상을 위한 아파트 공급을 민간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공급 확대 방안이 주택 수급불균형 해소를 위해 가는 방향은 맞는 것 같다"며 "동시에 민간부문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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