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놓은 27일 내놓은 '서민주택 공급확대방안'은 수도권 주택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집값 안정을 위해 내놓은 긴급 처방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2012년까지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통한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32만 가구공급) 등 총 60만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밝힌 "집 없는 서민들을 위한 획기적인 주택정책'을 위해 마련된 것이지만, 이번에 처음 나온 대책은 아니다. 지난해 2018년까지 150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한 '9.19공급대책' 중 수도권 물량을 앞당겨 공급키로 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주택수급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다발식 개발로 인한 투기우려, 주택품질 저하, 유동성 확대로 집값 상승 등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가장 큰 관건은 보금자리주택이 주변시세보다 최대 50%나 저렴해 투기를 차단할 수 있을지 여부다. 이를 해결하는 일은 이번 대책이 성공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하반기 분양시장 냉각 우려
2012년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공급예정인 보금자리주택은 60만가구다.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는 하반기 수도권 그린벨트를 해제해 보금자리주택지구 5~6곳을 추가 지정해 32만 가구를 공급한다. 이외에도 도심 재개발 8만가구,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 20만 가구 등 28만가구를 12년까지 공급키로 했다.
2018년까지 공급키로 한 보금자리주택지구 총량 150만호는 변함이 없지만 2012년까지 앞으로 4년간 공급되는 물량은 기존 40만 호에서 60만호로 20만호가 늘어나는 셈이다.
특히 그린벨트 해제지역에서 2012년까지 공급외는 연 8만호 총 32만호는 당초 2012년까지 목표 연 3만호, 총 12만호의 약 3배 규모다.
국토해양부는 보금자리주택만 매년 5만가구씩 수도권에 더 늘리는 계획인 만큼 주택수급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주택 공급 축소로 우려했던 부분을 공공주택으로 단기간에 채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집값을 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입주까지는 약 2~3년이 걸리는데다 청약대기자들이 또 다시 2~3년후를 기다려 기존 청약시장을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대책의도는 좋지만 이는 지금 당장 거래량을 축소시킬 수 있다"며 "더구나 이제서야 회복되기 시작한 분양시장이 다시 냉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다한 특별공급..기존 가입자는 무시?
정부의 이번 대책은 서민을 위한 공급방안에 심려를 기울였다는 흔적이 많다. 이 하나로 서민을 위한 내집마련 대책으로 '근로자 생애최초 주택청약제도'를 신설했다.
이 제도가 나온 것은 장기 가입자가 우선하는 현재의 청약시스템은 사회 초년생들의 기회가 적어 주거불안과 근로의욕 저하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고 정부가 분석했기 떄문이다.
이에 따라 10월부터는 신혼부부나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특별공급제도가 새로 도입된다.5년이상 소득세를 납부한 월 평균소득 312만원 이하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공공주택의 20%를 특별공급한다.
하지만 이는 기존 장기가입자의 불만을 살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오는 9월 주택공급규칙 개정으로 특별공급이 분양주택 물량의 65%(다자녀 특별공급 5%, 다자녀 우선공급 5%)나 돼 일반공급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된다.
특별공급은 청약자 가운데 추첨방식으로 입주자격을 주기 때문에 가점위주로 청약을 해온 기존 가입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보금자리 최대 50% 저렴.."투기방지 어렵다"
보금자리주택은 주변시세에 비해 최대 50%까지 가격이 저렴하다. 정부는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전매제한을 최대 10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전매가 허용되는 경우라도 공공기관이 우선 매수토록 했다. 의무 거주 요건도 5년으로 맞췄다.
하지만 정부의 생각대로 투기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과다한 시세차익은 주변시세를 떨어트리는 것이 아니라 사실 주변시세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투기자들이 몰려들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더 큰 문제다. 조만간 정부가 또다시 전매제한을 풀 것이라는 기대감에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시장에 영향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린벨트 주변 땅값 상승도 막기 힘들어 보인다. 정부는 땅값이 급등할 경우 해당지역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5~6개 지구를 추가로 지정하려면 현재 훼손이 심각한 왠만한 그린벨트 대상지역은 풀지 않으면 안된다.
함영진 실장은 "이번 대책은 참여정부 시절 정책으로 회귀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동시다발적 개발로 토지보상비가 한꺼번에 풀리면 시중에 유동성 자금이 넘쳐날 것이고 또다시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려들어 집값 급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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