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소비대국 미국이 지갑을 닫았다. 미국의 소비력만 믿고 판로를 개척하는 데 소홀했던 기업들에겐 큰 충격이다. 경기가 되살아난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학습효과 탓에 미국 소비자들의 씀씀이는 과거보다 줄어들 게 뻔하다. 신용사회라고 자부해온 미국에서는 카드 대란설이 불거지면서 규제 강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3억 인구와 지난해 기준 1조5000억 달러 규모인 중국 내수시장은 아직 미국(10조 달러)에 비할 게 못 되지만 미국의 대안으로 중국만한 곳도 없다. 중국이 오는 2015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기대감을 부풀리기에 충분하다.
중국 다음으로는 인도시장이 신천지로 꼽힌다. 인구 12억의 인도시장 소비력은 세계에서 미국 중국 일본 다음이다. 우리 기업들이 인도와의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시장의 잠재력은 삼척동자도 다 안다.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방갈로르만 해도 웬만한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터를 잡은 지 오래다. 적어도 블루오션과 레드오션의 중간인 '퍼플오션'쯤 되는 셈이다. '손타지 않은 시장은 없는 걸까' 고민해 볼 만하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적시에 실마리를 던졌다. BCG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다음달 출간 예정인 경영서적 한권을 소개했다. 책 제목은 '여자들이 원하는 게 더 많다(Women Want More)'. 여심(女心)을 잡으라는 게 핵심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력이 있는 전 세계 여성은 10억명으로 이들의 소비규모는 향후 3~4년간 5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의 소비력을 능가한다.
보고서는 그러나 대다수 기업들이 여성들의 경제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라고 강조한다. 여성 공략 전략의 핵심은 이들이 느끼는 3중고에 공감하는 것. 여성들의 3중고는 '시간이 부족하다' '역할이 충돌한다' '내 시간이 없다' 등이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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