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제롬 글렌 유엔미래포럼 회장이 밝힌 녹색성장 추진의 방향성이다.
그는 "기업이 정부의 녹색성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우려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시각"이라며 "기업들은 오히려 녹색성장이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고 그것이 곧 미래라는 것을 안다"고 밝혔다.
녹색성장정책이 기업들에 많은 규제가 될 것이고 이는 기업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시각과는 다른 이야기다.
글렌 회장은 현 시점에서 녹색성장에 대한 논쟁보다는 녹색성장을 앞으로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것인지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쌍방향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인터넷과 달리, 신문이나 TV 등 일방향 매체를 통해서는 대중의 공통관심사를 나누기 어렵다"며 "언론은 녹색성장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기업이 물, 식량 등 위기에 처해있는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글렌 회장은 "지난25년동안 세상은 많이 바뀌었고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기후변화나 경제위기 등의 문제가 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가 연관이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 바닷물을 이용한 산업을 통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글렌 회장은 "전 세계에는 개발되지 않고 방치된 해안이 아직 많다"며 "바닷물을 사용해 농작물을 생산하거나 바이오 연료로 활용되는 해조류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생명공학도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역설한다.
글렌 회장은 "육류를 생산하기 위해 가축을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그 양이 엄청나다"며 "가축의 탯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통해 가축을 사육하지 않고 육류를 만들면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인류가 처해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집합적 지식 시스템', 즉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글렌 회장은 "집단지성은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데이터·정보·지식,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 전문가들 사이의 시너지에서 순간적으로 창출되는 자산"이라며 "이들을 사용하면 이들이 각 요소별로 작동할 때보다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그는 지난 19일 경북 김천시청에서 열린 세계기후변화종합상황실 개소식에 참석했다. 세계기후변화종합상황실은 앞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한 세계적인 최신정보와 재생에너지 관련 신기술 등의 정보를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김천시는 향후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에너지기술 정보의 메카'로 거듭날 전망이다.
글렌 회장은 끝으로 "미래학이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라며 "더 나은 세계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인류에게 닥칠지 모르는 심각한 상황을 막기 위해 그의 미래 연구는 밤낮없이 이어진다.
그는 지난1996년 유엔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의 후원으로 싱크탱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를 설립해 미래 사회를 예측해왔다. 그가 매년 공동으로 집필하는 ‘미래보고서(State of the Future)’는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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