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약진에 비해 미국 ‘빅3’인 GM, 포드, 크라이슬러는 최악의 경영악화로 시장에서의 파워가 예전 같지 않다.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메이커 역시 엔고 등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美 시장 점유율 1위인 GM의 지난 1~7월 美 시장 누계판매량은 182만여 대로 전년대비 37.7%나 하락했다. 점유율 역시 19.55%로 내려갔으며 허머·사브·새턴·폰티악 등 브랜드 매각 계획으로 이 수치는 계속 하락할 전망이다.
점유율 2위인 도요타 역시 같은 기간 누계판매량이 143만여 대로 34.2% 하락, 점유율 16.28%로 큰 변화가 없었다. 최근에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GM과 함께 운영하던 현지 공장(NUMMI)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3~7위를 달리는 포드, 혼다, 크라이슬러와 닛산(7위) 역시 30~40% 씩 판매량이 감소했다. 반면 현대·기아차는 6.7% 감소하며 대조를 이뤘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JD파워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둔화로 미국 자동차 판매는 1000만대 선에 그치고, 내년 들어 1150만대로 4년 만에 첫 플러스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미·일 자동차 메이커들은 불황에 대비한 소형차와 미래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양산에 박차를 가하며 생산량 및 점유율 회복에 나서고 있다.
GM과 포드가 각각 3종의 소형차를 내놓는 등 내년 말까지 총 9대의 소형차가 새로 출시될 예정이다. 또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 판매량을 확대하고 있고, 닛산은 전기차 ‘리프’를 내년 중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일 업체들의 이 같은 노력에도 현대·기아차의 성장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최근 모닝, 아반떼 등 소형차 시장에 이어 제네시스, 신형 에쿠스 등 중대형 고급차 시장 진입을 꾀하며 상승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차의 최대 야심작인 YF 쏘나타의 미국 진출에 따른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성장은 품질경영과 현지 사정에 맞는 차량을 제때 공급했기 때문”이라며 “YF쏘나타와 같은 경쟁력 있는 신차가 출시될 경우 글로벌 메이커들이 긴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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