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음주장면 '문제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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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3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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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청소년관람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대부분에서 음주장면이 노출돼 청소년들이 모방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다사랑병원과 다사랑한방병원이 최근 5년 동안(2005년~2009년 상반기) 흥행에 성공한 한국영화 중 무작위방식으로 30편('청소년관람가' 등급)을 모니터링한 결과 96%에 해당되는 29편에서 '음주 장면'이 나왔다. 이중 59%인 17편에서는 '술 마신 뒤 주정하고, 행패부리는 장면'이 노출됐다.

뿐만 아니라 올해는 상반기 영화만 조사했는데도 벌써 음주장면이 평균 4.8회(6편)로 이는 2007(7편, 평균 3회), 2008년(5편, 평균 2.6회)에 비해 1.5~2배 수준이나 높게 나타났다.

모니터링 결과를 살펴보면 30편의 영화 중 음주 장면 노출 영화는 29편, 음주장면은 121회로 이는 영화 1편당 평균 4회였다. 음주장면이 전혀 없는 영화는 '박수칠 때 떠나라' 단 한 편뿐이었다.

영화 속 인물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친목이나 회식 등의 모임'이 47%, '스트레스 해소'(21%) 등의 순이다. 스트레스의 유형으로는 직장문제가 52%, 가정불화(24%), 이성문제(16)%의 순이었다.

이와 함께 전체 음주장면의 59%에서는 잘못된 음주 모습이 상영됐다. 영화 속 대부분은 안주 없이 술 마시고(32%), 원샷하고(28%), 술 권하고(23%), 잔 돌리고(10%), 폭탄주 마시는(7%) 등 잘못된 음주 장면이 많았다. 또 '주사로 표현되는 잘못된 행태'로는 혀가 꼬이거나 말이 많아 지는 가벼운 주정(48%), 큰소리를 내거나 폭력적인 행태(28%), 울거나 울먹이는 과한 감정표현(15%) 등이 있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음주 장면을 시청한 후 음주 욕구를 느끼는 심리가 있냐'는 질문에 10~20대의 약 50%가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방송의 음주·흡연 장면이 시청자에게 미치는 영향, KBS 방송문화연구소). 이같이 음주 장면을 시청한 후 음주 욕구를 느끼는 심리가 있는 만큼 영화 속 음주장면의 횟수를 줄이거나, 건전한 음주문화를 보여주거나, 잘못된 장면은 삭제하는 자정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다사랑병원 신재정 원장은 "잘못된 음주문화, 음주에 대해 관대한 사회문화 등으로 인해 영화 속에서도 잘못된 음주장면이 여과 없이 노출돼 큰 문제"라며 "음주 장면을 시청한 후 음주모방과 음주 욕구를 느끼는 심리가 있는 만큼 영화 속 음주장면은 자제와 규제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cys46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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