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입지 좋은 보금자리지구 주변 땅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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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3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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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는 토지 보상 문제로 시름 주변 땅값은 개발 기대감으로 상승세

   
 
고양시 덕양구 원흥지구 입구에 대한주택공사가 세운 안내문. 최근 원흥지구 주변에는 토지거래를 알선한다는 플랭카드가 내걸리는 등 주변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위해 수도권 그린벨트를 추가로 해제 한다는데 고양시가 가능성이 높다. 보금자리주택지구 주변으로 도로 접한 땅은 한번 고려해 볼만 하다."

고양시에서 토지를 전문적으로 중개하고 있다는 L공인 관계자. 실명 밝히기를 꺼려하는 이 중개사는 29일 이 곳을 찾은 기자에게 "원흥지구 주변 도로에 접한 500평 땅이 있는데, 평당(3.3㎡당) 150만원 정도한다. 최근에 20만~30만원이 올랐다"고 투자를 권유했다.

이처럼 정부가 그린벨트를 추가로 해제해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늘리고 시기도 앞당길 것이라는 발표가 나온 뒤 예상 후보지역 일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보금자리지구 보다도 바로 붙어있는 경계지역의 토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는 것이 현재 중개업자들의 설명이다.

이미 보금자리시범지구로 지정된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원흥지구. 원흥 지구 입구에는 행위제한 안내문이 세워져 있지만 들어선 비닐하우스촌 곳곳에는 이를 비웃기나 하듯 토지거래를 알선하는 광고안내판이 곳곳에 걸려있다.

그 중 한 곳을 골라 전화를 했더니 좋은 물건이 있으니 찾아와서 얘기를 하자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 곳에서 땅을 임차해 농사를 지으며 생업을 이어가고 있는 임차인(세입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한 세입자는 "이 곳 세입자들은 (정부의)현지 지장물 조사 작업을 막고 있다"며 "토지보상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정하지 않고 무조건 적게 주려고만 하고 있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세곡동. 세곡동사거리 도로변에는 꽤 많은 중개업소가 들어서 있다. 언뜻 보기에도 도로변으로만 6개가 넘었다.

이날 찾은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세곡지구는 서울 거주자에게만 청약자격이 주어지지만 인근 수도권 지역주민들도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보금자리주택 입주 방법에 대해 문의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기자가 한 업소에서 얘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보금자리주택 입주 가능성을 묻는 전화가 두번이나 걸려왔다. 인근 강남 아파트가격의 절반에 불과한 보금자리주택에 입주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라는 것이 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남구 세곡동 은곡마을 입구에 설치된 세곡지구 토지대책위원회 사무실.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선정된후 정부가 토지 보상비를 높게 책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세곡동에서 오랫동안 영업해 오고 있다는 S공인 대표는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지정 이후 해당지역 땅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지만 거래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며 "다만 보금자리주택에 어떻게 하면 입주할 수 있는 지 물어보는 사람은 늘었다"고 말했다.
 
그린벨트로 지정된 토지에 대한 매입조건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그린벨트 해제를 예상하고 선매입한 투자자가 많아 실제 거래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근처 H공인 관계자도 "지난 5월 세곡지구가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고 나서 주변 그린벨트지역이 개발될 지 여부에 대한 문의가 좀 있기는 했다"며 "하지만 토지는 어차피 수용되고 보상가도 높지 않아 지금은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다"고 말했다.

토지보상 관련 갈등은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세곡지구 토지보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을 위한 개발을 한다는데 반대하지는 않는다. 단지 토지보상이 합리적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것"이라며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곳에 농지를 사서 계속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보금자리주택지구 후보 예상지인 구리시와 남양주시 일대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남양주 진접지구 인근의 D공인 관계자는 "최근 용도변경이 예상되는 농지나 임야를 찾는 손님이 상당히 늘었다"며 "하남 미사지구 근처 땅을 찾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사지구 토지 보상 자금과 서울 큰손의 돈이 보금자리주택지구 주변 토지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며 "교통 여건 좋고 저렴한 매물을 노려볼 만 하다"고 덧붙였다.

하남시 신장동의 S공인 관계자도 "미사지구 발표 후 3.3㎡당 110만~120만원하던 주변 전답가격이 150만원까지 올랐다"며 "외부에서 보금자리주택지구 주변 지역 땅을 많이 찾고 있고 거래 상당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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