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날아간 ‘제2의 자민련’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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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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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가 30일 전격 탈당선언을 했다.

비극의 씨앗은 그간 이회창 총재가 심 대표의 총리입각설을 강력히 부정해 오면서부터 싹텄다.

이 총재로선 자신의 리더십’에 심 대표가 도전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지난 1년간 온갖 이유를 들어 반대해 왔다.

심 대표도 “이회창 총재의 독선적 당운영으로 지지율이 떨어졌다”며 할 말은 다하고 떠났다. 

국민중심당 대표였던 그가 이 총재와 현재의 선진당을 창당한 지 1년 8개월만이다.

선진당이 지난 18대 총선에서 ‘충청맹주’로 등극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두 세력의 ‘조건 없는 통합’ 덕택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거대 정당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캐스팅보트’도 행사했다.

비록 15대 총선에서 50석 확보라는 성과를 이룬 김종필 전 총재의 자민련 정도는 아니어도 ‘충청을 위해 뭔가 해주시오’라고 큰소리 칠만한 정도는 되었다. 

하지만 그 선봉이었던 심 대표가 이날 탈당하면서 선진당은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당장 ‘밥줄’인 충청 지지기반의 분열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 총재 또한 정치적 타격을 면하기 어렵다. 심 대표의 탈당에 따라 과거 국민중심당 구성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예상된다.

이는 창조한국당과의 연대인 ‘선진과 창조의 모임’ 유지에도 악영향이다. 원내교섭단체 자격조차 박탈당할 상황이다.

사소한 감정싸움이 결국 당의 존재감마저 앗아가게 된 것이다.

정치는 멀리 내다보는 것이다. 

심 대표는 탈당하면서 ‘당지지율’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지지율이란 당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민생을 돌보는 데 최선을 다하면 스스로 올라가게 돼 있다.

보수공조를 하건 이를 비난하건 결코 총재 한 명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 총재도 마찬가지다. ‘곁불만 쬘 수 없다’며 지나치게 욕심 부린 나머지 집안(자유선진당)의 불씨를 단속하지 못했고 결국 옆집(창조한국당)까지 타버리게 생겼다.  

결국 정치의 본질인 생산적 토론과 민생을 배제한 채 정치적 계산과 꼼수에만 몰입한 결과다. 자충수를 둔 이 총재가 앞으로 선진당을 어떻게 이끌지 주목된다.  

아주경제=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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