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일본 전역에서 치뤄진 중위원 총선에서 민주당이 54년만에 정권교체를 실현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차기 총리 앞에 놓인 과제는 산적해 있다. 하토야마의 능력을 실천해 줄 인사와 정권 공약 실천을 위한 예산 편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인사는 하토야마 대표에게 가장 급한 현안이다. 민주당이 새 시대를 열었지만 이를 실천해야 할 인재들이 절실하다.
하토야마는 선거 공약으로 "관료 중심의 정치를 정치인 중심으로 확 바꾸겠다"며 "이를 위해 내각의 각료를 포함, 부장관, 정무관 등 핵심 보직에 국회의원 100여명을 투입하겠다"고 내세웠다.
물론 민주당에 사람은 부족하지 않다. 이번 총선에서의 대승으로 중의원이 115명에서 308명으로 세배 가까이로 폭증했다.
하지만 인물이 없다는 점이 하토야마의 고민이다. 민주당의 정책 공약을 조기에 안착시키고 거대 권력집단을 형성하고 있는 관료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력있고 단호하며 정치력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 행정경험이나 관료 경험을 한 인재풀은 극히 소수다.
이런 점을 의식해 하토야마 대표는 "인사를 서두르지 않겠다"며 "당료들과 충분한 논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총리 지명 국회가 열릴 내달 중순 이전의 조기 인사설을 일축한 것이다.
인사만큼 예산도 중요하다. 당장 올 회계연도 추경예산을 확정해야 하고, 내년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추경예산과 내년예산은 이미 자민당 정권이 그림을 그려 놓았지만 민주당은 이를 처음부터 다시 짜겠다고 밝혔다.
핵심은 공약 실천을 위한 재원 염출이다. 민주당은 공약으로 자녀수당 지급, 공립고 무상화, 사립고생 학비 지원, 직업훈련자 수당 지급, 고속도로 무료화, 농업보조금지급 등을 내세웠다. 이러한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2011년부터 연간 16조8000 엔이 필요하다. 이는 올해 예산 207조엔 기준으로 약 8%에 해당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당장 내년부터 자녀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자녀수당은 중학생까지 자녀 1인당 월 2만6000 엔을 지급하기로 했기 때문에 연간 5조3000억 엔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일단 절반만 지급하기로 한만큼 2조6500억 엔의 예산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매년 복지예산은 1조 엔 정도 자동 증가하고 있다.
결국 기존 예산안 중에서 특정 분야를 삭감 해야 새로운 예산 염출이 가능하다. 민주당은 도로 등 대형 인프라 공사 중단, 낭비적 행정예산 절감, 공무원 인건비 삭감, 각종 기금과 재정투용자 사업에서 숨어있는 돈을 활용하기로 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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