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국내 처음 소개된 뒤 5년만에 다시 찾아온 드마라발레 '오네긴'이 12일부터 공연을 갖는다. |
세계적인 안무가 ‘존 크랑코’의 대표작 ‘오네긴’이 12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오네긴’은 2004년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이 슈투트가르트발레단과 함께 내한, 국내 처음 소개된 작품이다. 당시 주인공 ‘타티아나’역을 맡은 강수진이 피날레서 오열을 터뜨려 객석을 감동의 바다로 만들었던 역작이다. 5년이 지난 지금 유니버설발레단의 세 무용수 강예나(34)와 황혜민(31) 그리고 강미선(28)이 그 감동의 무대를 다시 그려낸다.
연초 언론에서 ‘2009년 무용 부문 최고의 기대작’으로 보도되면서 관객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오네긴’은 꼭 보고 싶어 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감상할 수 없기로 유명하다. 공연권도 따내기 어렵고, 흔한 영상물도 찾아보기 힘들다.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존 크랑코 재단’이 작품의 퀄러티와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 때문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92년부터 섭외를 시작, 지난해 드디어 ‘오네긴’ 공연권을 따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국립발레단에 이어 두 번째.
특히 이번에 선보이는 공연은 무대와 의상 디자인이 초연과 많이 달라진다. 관객의 시선에 맞춰 무대 디자인은 평면에서 입체적으로 바꿔 사실감을 더했다. 의상과 소품은 오리지널에 충실하되 색감과 재료에 차이를 줘 모던한 느낌을 살렸다.
러시아 대문호 푸쉬킨(1799~1837)의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은 오페라, 발레,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차이코프스키’의 작곡으로 오페라가 만들어지고 ‘존 크랑코’의 안무로 참신하고 새로운 3막 6장의 전막발레가 만들어졌다.
발레 ‘오네긴’은 푸쉬킨 소설에 담긴 풍부한 문학성과 차이코프스키의 서정적 음악 위에 탄생한 명품 드라마 발레다. 자유분방하고 오만한 남자 ‘오네긴’과 순진한 소녀 ‘타티아나’의 엇갈린 사랑이 주요 테마로 사랑하는 이와 외면하는 이의 심리변화가 손에 잡힐 듯 펼쳐진다. 특히 첫사랑에 빠진 ‘소녀 타티아나’에서부터 실연의 아픔을 넘어 성숙한 ‘여인 타티아나’까지 자유롭게 넘나드는 여주인공의 섬세한 연기력이 이 작품의 백미다.
발레 ‘오네긴’에서는 원작 소설보다 드라마적 요소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등장인물간의 갈등을 더욱 고조시켰다. ‘오네긴과 타티아나가 서로에게 보낸 편지가 무참히 찢겨지는 장면’은 원작에 없는 장면이다. 원작에는 타티아나의 꿈 장면이 악몽으로 표현되지만 발레에서는 타티아나와 오네긴이 사랑의 2인무를 춤추는 것으로 설정됐다.
존 크랑코의 ‘오네긴’은 ‘표현이 생명인 드라마발레의 진수’다. 드라마 발레에는 고전, 낭만발레의 소통수단인 판토마임이 없다. 그 대신 주인공의 심리변화가 표정이나 미세한 동작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형식을 따르기보다 스토리의 자연스런 흐름을 중시한 것이다.
발레 ‘오네긴’의 음악도 오페라 ‘오네긴’과 다르다. 발레 ‘오네긴’에 사용된 음악들은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곡들을 관현악으로 편곡한 곡들이다. 발레 ‘오네긴’의 로맨틱한 정서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환상서곡 ‘프란체스카 다리미니’과 ‘피아노를 위한 18개의 소품’, ‘오페라 체레비츠키’, 환상서곡 ‘로미오와 줄리엣’등의 주옥같은 곡들이 발레 ‘오네긴’의 감성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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