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궤도진입 실패는 기초과학 등한시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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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8-31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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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정상궤도 진입에 실패하자 기초과학 분야를 등한시한 국내 실정이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31일 교육과학기술부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우주과학 기술은 화학ㆍ물리 등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등을 모두 모아놓은 총체 판이다.

그동안 이 분야에 대한 투자와 관심, 교육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번 나로호 발사처럼 수천억원을 들이고도 선진우주 과학기술을 습득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결국 1단 발사체 등은 러시아 기술을 사들여 우리 땅에서 흉내 낸 것에 불과했다는 지적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우리 우주과학 기술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숫자도 잘 모르는데 미분ㆍ적분을 풀라는 것과 비슷한 형국”이라며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투자와 함께 전 국민적 관심, 산업과의 연계 등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이전에 따른 우주과학 분야의 선진국 대열 합류도 중요하지만 기초부터 다져 먼 미래를 바라보는 시각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현재 기초과학 분야의 발전과 산업을 연계하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특별법’ 국회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미디어법 등 굵직한 사안에 밀려 표류중이다.

이 또한 기초과학이 이해타산을 따지는 계산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편경범 교과부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추진지원단장은 “우주과학 개발이야 말로 기초과학 등이 고루 어우러져 그 나라의 과학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다른 산업과의 연계성이 높은 기초과학에 대한 투자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올 연말께 법통과를 기대하고 있으나 결과는 아직 예측할 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우리가 주목해야 할 거대과학기술’ 보고서에서 우주개발, 지구관측, 인간유전체 기능분석, 핵융합, 입자가속기 등 다섯 가지를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할 분야로 선정했다.

특히 우주개발 산업은 국방과 항공 위치기반서비스 등과 깊숙이 연관돼 있어 미래 투자 가치가 큰 편이다.

세계적인 기업 구글과 페덱스는 자체 위성을 쏘아 올려 자사에 유리한 정보 수집에 직접 나섰다.

삼성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과학을 발전시키려면 막대한 자본과 우수한 인재 등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는 이런 여건을 충족시킬만큼 선진국에 비해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우주개발에 성공을 거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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