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값 인하…빵·과자 업체 '가격인하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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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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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이 밀가루 가격을 인하키로 하면서 라면, 빵, 과자 등 밀가루를 주원료로 하는 2차 가공품들의 가격인하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가공업체들은 그동안 누적된 인상 요인을 안아왔던 만큼 수익보전 차원에서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31일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에 따르면 최근 환율 및 국제 밀가격 안정에 따라 1일부터 밀가루 출고 가격을 평균 9.3%와 9.6%씩 각각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의 경우 20㎏을 기준으로 다목적 중력분은 1만8400원에서 1만6890원으로 8.2% 내리고 과자·케이크용 박력분은 1만7520원에서 1만6120원으로 8.0%, 제빵용 강력분은 2만850원에서 1만8960원으로 9.1%, 고급분은 2만4450원에서 2만1570원으로 11.8% 인하된다.

대한제분 역시 가정용 소포장 제품 중 중력(다목적) 1㎏은 1160원에서 1045원으로 9.9%, 2.5㎏은 2750원에서 2485원으로 9.6% 인하된다. 업소용 대형 포장제품의 경우 중력1등 20㎏은 1만8100원에서 1만6500원으로 8.8%, 고급분 20㎏은 2만27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12.3% 내린다.

이들 업체는 “최근 국제 원맥 시세와 환율이 안정됨에 따라 정부의 소비자 물가 안정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밀가루 출고가격을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이 밀가루 가격 인하를 결정하면서 동아원, 삼양사 등도 대한제분과 비슷한 인하율로 밀가루 값을 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밀가루 업체들이 가격을 내려도 밀가루가 주 원료인 빵이나 라면, 과자 등의 가격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원재료값이 올라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다.

농심은 2007년 하반기부터 2008년 5월까지 곡물가격이 지속적으로 올라 지난해 2월 가격 인상 당시 200원가량의 인상요인이 있었지만, 고통분담 차원에서 100원만 올렸다며 이번 밀가루 값 인하만으로는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현재 카카오 등 다른 원재료들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으며 제품 운송비를 좌우하는 유가도 올랐다”며 “완제품을 만들려면 약 20여가지의 원료가 들어가는데, 이중 밀가루 값 인하는 제품 가격 인하에 크게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물가안정을 위해 업체들에게 밀가루 가격 인하를 유도한 정부의 노력이 2차 가공업체들의 '가격인하 불가'란 방침으로 별 효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며 “지난해 밀가루 등 원재료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좋지 못했고, 밀가루 이외의 설탕 등 다른 주요 원료 가격들이 인상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박상권 기자 kwo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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