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S&P 등 영향줄 듯
2일 세계 3대 신용평가사중 하나인 영국 피치가 우리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에서 '안정적(Stable)'으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등 다른 국제신용평가기관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용등급 왜 올렸나
피치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부정적'에서 '안정적'로 상향한 가장 큰 이유는 작년 9월 리만사태 이후 발생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극복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선진국도 금융위기 영향으로 등급(전망)이 하향됐다는 점에서 이번 등급 상향조정은 우리 정부의 대응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익주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재정부 긴급 브리핑을 통해 "작년 11월 피치사가 우리나라의 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한 이후 9개월만에 등급 전망을 원상으로 회복시켰다"면서 "이는 경상수지 흑자와 단기외채 감소, 외환보유액 확충 등으로 대외 채무 상환불능 우려가 현저히 개선됐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한 정부의 금융 및 재정정책이 신속하게 이뤄진 점도 신용등급 전망 상향조정과 연결됐다"고 평가한 뒤 "피치사의 경우 올해 신용등급 또는 등급전망을 27건 하향조정한 반면, 상향조정은 단 두건에 불과했는데 이중 우리나라가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역시 충분하다는 점도 이번 신용등급 상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달 말 현재 2375억달러인 외환보유액은 경상수지 흑자 추세를 감안하면 올 연말 2700억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연말께면 작년 말 이후 달고 살았던 순채무국이라는 불명예를 벗고 순채권국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국내금융기관 신용등급, 해외차입 개선될 듯
재정부는 이번 국가신용등급 전망의 상향조정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의 등급 혹은 전망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피치는 국가신용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직후, 국내 17개 금융기관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국가리스크 감소에 따른 대외 신인도 제고로 금융기관 및 기업의 해외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해외투자자의 투자심리를 개선해 주식 및 채권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북핵실험, 후계 문제에 따른 최근 북한 상황이 현재로서는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피치가 한국을 보는 주안점 가운데 하나인 북한 문제가 최근 풀려가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무디스, S&P 등 영향줄 듯
피치의 이번 평가결과는 무디스와 S&P 등 다른 국제신용평가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P는 지난달 25~28일 방한해 우리 정부와 연례협의를 끝내고 다음달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S&P는 한국의 신용등급에 대해 2005년 7월부터 'A', 무디스는 2007년 7월부터 'A2'를 부과한 뒤 추가 상향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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