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민주, 경제회생 무리한 공약…국민과 허니문 짧게 끝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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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9-0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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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토야마 정권 성패 '디플레이션' 달려

   
 
 
일본인들은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악몽으로 기억한다. 종전 이후 1989년까지 급성장하던 일본 경제는 1990년 거품이 꺼지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1990~2003년 10여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1.5%. 10여년간 5%에 달하는 성장세를 누려온 일본인들에겐 큰 충격이었다. 2%선을 유지하던 실업률도 전후 최고치인 5.5%로 치솟았다.

잃어버린 10년에 대한 공포는 반세기 동안 타성에 젖어 있던 일본인들을 각성시켰다. 일본 경제가 또 다시 장기불황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 정권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차기 일본 총리인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에게 가장 시급한 경제 현안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일본은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소비자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일본의 실업률은 5.7%에 달했고 소비자물가는 2.2% 하락했다. 가계소비는 5개월 연속 위축세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민주당에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다. 하토야마 경제 정책의 핵심은 복지증진과 내수확대다. 가계 가처분 소득을 늘려 내수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경제 공약이 현실성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휴 패트릭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통신에서 "(일본 경제지표들을 보면) 일본이 과거보다 수출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향후 10개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의존형 경제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하토야마의 공약이 설자리가 없다는 지적이다.

에드워드 링컨 뉴욕대 경영대학원 미·일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은 "민주당이 지나치게 무리한 약속을 했다"며 "민주당이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고 경기침체가 이어지면 국민과의 '허니문'은 단기간에 끝이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소 다로의 자민당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부은 25조 엔의 경기부양 자금도 부담이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에만 44조 엔어치의 국채가 새로 발행됐다. 일본의 공공부채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가깝다.

하토야마는 다음 회계연도까지 신규 국채발행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추가 경기부양이나 복지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국채발행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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