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는 더 이상 단순한 '사진 찍는 기기'가 아니다.
끊임없이 진화해 더 똑똑해지고(Intelligence) 단순한 촬영 기능을 넘어 만능 IT기기를 표방하며(컨버전스) 사용하는 재미(fun)까지 더해주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1980년대 필름을 공통 분모로 했던 카메라 시장의 패러다임이 붕괴된 것처럼 디지털 카메라의 끝없는 진화로 인해 기존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경제연구소는 3일 발표한 ‘멈출 줄 모르는 디지털 카메라의 진화’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제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디지털 카메라의 출하량은 2002년 2455만대에서 2008년 1억2105만대에 달한다. 반면 필름 카메라는 2002년 2023만 대에서 2007년 97만대까지 출하량이 감소한 이후 현재는 출하량 집계마저 중지된 상태다.
이같은 디지털 카메라의 급속한 확산에는 고(高)품질 저(低)가격화가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디지털 카메라 화소수는 1995년 250만 화소에서 2009년 1500만 화소로 6배 증가한 반면 가격은 1만 5000달러에서 1000달러로 15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카메라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요즘 디지털 카메라는 피사체의 얼굴, 주변 환경 등을 자체 인식해 최적의 촬영모드를 설정한 후 알아서 촬영한다. 자주 찍는 사람의 얼굴을 기억하고 웃는 순간까지 포착해주는 기능은 이미 보편화 됐다. 인터페이스, 편집 기능등의 편의성도 높였다.
게다가 동영상, MP3 재생은 물론 텍스트 뷰어 기능까지 포함해 다른 휴대용 IT기기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또 디지털 카메라에 Wi-Fi(와이파이), GPS등의 무선통신 기능이 추가돼 온라인 기기로 진화하고 있다.
사용하는 재미까지 쏠쏠하다.
얼굴 인식기능을 활용해 파티 등 행사에서 무작위로 촬영하는 카메라가 등장하고 입체사진을 찍을 수 있는 3D 카메라는 지난 8월 후지필름이 이미 출시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위 보고서에서 이 같은 분석을 통해 "와해성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의 출현으로 기존 시장에서의 지위나 역량이 일시에 무력화될수 있는 위험에 유의해야"하고 "복융합화로 인해 경쟁의 장이 '산업내'에서 '산업간'으로 바뀌고 있으므로 예상치 못한 경쟁자가 출현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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