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KB지주 회장에 대한 금융당국의 징계 수위가 3일 결정된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황 회장이 우리은행장 재직 시절 파생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본 것과 관련, 징계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2005~2007년 파생상품에 15억8000만달러를 투자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규를 어겼고 이로 인해 1조6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당시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으로 근무하던 황 회장의 책임이 크기 때문에 `직무정지 상당'의 징계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황 회장이 이런 징계를 받고 향후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되더라도 KB지주 회장직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징계 확정일로부터 4년간 금융회사 임원이 될 수 없다는 관련 규정에 따라 연임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황 회장에 이어 우리은행장을 맡았던 박해춘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은 사후 관리를 제대로 못 했다는 이유로 경고 수준의 징계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제재심의위원회에는 황 회장의 대리인이 참석해 금융위기로 발생한 투자 손실은 제재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론을 제기할 계획이어서 심의 과정에서 공방이 예고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의 위원들 간에 별다른 이견이 없으면 황 회장에 대한 중징계가 이뤄질 것"이라며 "직무정지 상당의 제재는 금융위원회 의결도 거쳐야 하지만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징계 수위는 이달 중에 우리금융지주와 황 회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열리는 예금보험공사의 예금보험위원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의 대주주인 예보 역시 우리은행의 투자 손실과 실적 부진에 황 회장의 책임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이날 파생상품 투자로 손실을 본 농협의 정용근 전 신용대표, 신한은행장 재직 시절에 직원의 횡령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의 징계 여부도 심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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