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은행권 CEO 무더기 징계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금융회사 전·현직 CEO에 대해 강도높은 제재를 결정했다.

4일 금감원에 따르면 제재심의위원회는 전일 오후부터 시작된 마라톤 회의 끝에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에 대한 '직무정지 상당'의 중징계를 결정했다.

황 회장은 우리은행장 재직 당시인 지난 2005년부터 2년 동안 부채담보부증권(CDO)과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파생상품에 15억8000만달러를 투자할 때 관련 법규를 위반했으며 투자액의 90%인 1조6200억원의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 금감원의 판단이다. 

황 회장에 이어 우리은행장을 지낸 박해춘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과 이종휘 현 우리은행장에 대해서는 투자자산의 사후관리 책임에 대한 주의적 경고가 결정됐다.

우리은행은 CDO와 CDS 투자손실과 관련해 '기관주의' 징계를 받았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2월 삼성비자금 사건과 관련 금융실명법 위반과 자금세탁 혐의 거래를 보고하지 않아 경고를 받았으며 6월에는 파워인컴펀드 부실 판매로 역시 기관경고를 받았다.

감독규정상 3년 이내 3번 이상 기관경고를 받을 경우 일부 영업정지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 금감원의 입장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에 공적자금이 투입된데다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는 점에서 금융위원회가 우리은행에 영업정지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용근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는 문책경고를, 신상훈 신한지주회사 사장은 주의적 경고 조치를 받았다. 

황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제재와 우리은행의 일부 영업정지 여부는 9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아주경제= 민태성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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