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캐피탈에서 선이자를?" … 취급수수료 공제에 대출자 혼란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대출시 취급수수료로 대출금 가운데 0%에서 최대 7%를 공제하고 있지만 일부 고객들이 이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혼란을 겪고 있다.

4일 카드 및 캐피탈 업계에 따르면 카드·캐피탈사는 대출이나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에 0~7%대의 취급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취급수수료는 신용정보조회, 대출 모집인에 대한 인센티브 등 대출업무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이다.

첫회 상환금에 취급수수료가 함께 청구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다수의 카드·캐피탈사는 취급수수료를 공제하고 대출금을 지급하고 있다. 취급수수료 책정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상환기간이 길어질수록 높아진다.

하지만 취급수수료에 대해 제대로 고지 받지 못한 일부 고객들이 취급수수료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금융감독원 자유게시판에 “카드론으로 600만원을 대출받았는데 한 달 후 결제를 하려고 고지서를 보니 취급수수료라는 이름으로 4%를 공제하고 나머지576만원만 입금돼 있었다”며 “대부업체도 아닌 데 선이자를 공제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 캐피탈사의 관계자도 “취급수수료는 대출금의 일정 부분이 선취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많은 고객이 고리대금업자의 선이자를 연상한다”며 “대출 상담 때 이를 충분히 안내하려 하지만 고객들은 대부분 금리에만 관심을 갖기 때문에 나중에 몰랐다고 항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취급수수료는 대출 금리 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100만원을 대출받아 3%를 취급수수료로 공제했다하더라도 대출금리는 수령액 97만원이 아닌 원금 100만원에 적용된다. 따라서 대출자이 납부한 실제 이자는 자신이 고지받은 금리보다 더 많게 된다.

금융감독원의 관계자는 “취급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를 포함한 대출이자가 49%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는 그 대출이 적법하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일 뿐이다”며 “카드·캐피탈사가 취급수수료를 포함하지 않은 대출금리를 고지하고 있기 때문에 취급수수료를 포함한 실제 대출금리는 그보다 당연히 더 높아진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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