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역발상’ 보고서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작년 9월 금융위기 이후 주도주 역할을 하고 있는 ITㆍ자동차업종이 아닌 건설ㆍ여행주와 같은 소외종목에 관심을 두라는 것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지난 3일 ‘역발상 전략’이란 보고서를 통해 9월과 10월을 전후로 정부가 4대강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공사를 발주할 전망이라며 건설과 기계업종에 대한 비중확대를 권유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통령이 5년 단임제인 우리나라는 과거 김대중 정부 당시의 IT붐이나 노무현 정부 때 바이오 붐처럼 집권 3년차까지 정부의 주요 정책과 관련이 있는 종목의 상승세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현 정부가 한국형 뉴딜 사업으로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수혜주인 건설과 기계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특히 입찰건수 기준 가장 많은 공구에 입찰한 SK건설과 두산건설ㆍ롯데건설ㆍ 동부건설ㆍ현대건설 등을 수혜 업종으로 지목했다. 이런 투자전략은 주택부문 매출 감소와 현진의 1차 부도 등 악재로 건설업종 지수가 하향 곡선을 그리는 최근 증시 상황과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다.
신종플루 확산으로 수요가 급감한 여행업체도 추천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이승응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여행산업은 신종플루 확산과 항공권 대행 판매 수수료 제도 폐지로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지만 신종플루가 소멸되면 여행주는 다시 급등할 것”이라며 “사스가 발생했던 전례를 비춰볼 때 최근 한 달간 하나투어 주가가 15.8% 내린 지금은 오히려 매수를 확대해야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처럼 역발상 전략을 제시하는 보고서가 잇따라 나오는 데 대해 “증권사 추천 종목이 IT와 자동차업종으로만 치우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고자 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시각의 보고서가 나올수록 투자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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