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600선에 안착하며 연초대비 40% 이상 급등하자 뒤늦게 투자에 나선 이들로 인해 신용잔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6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신용융자 잔고는 유가증권시장 3조3778억원, 코스닥시장 1조1617억원으로 모두 4조5394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1조5041억원에 불과했던 신용잔고가 8개월 만에 무려 3조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이는 연중 최고치임은 물론 2007년 12월24일 4조5129억원 이후 1년 8개월 만에 4조5000억원대를 넘어선 기록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증시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 급증한 신용잔고가 자칫 단기적인 급매물 부담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신용거래 융자는 고객이 증권사에 일정 수준의 증거금을 예치하면 자금을 빌려줘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따라서 주가가 내려갈 땐 매물 압력을 높여 주가 낙폭을 키우고 손실을 늘리는 복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신용잔고가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고점을 형성하면서 급락한 1997년, 1999년, 2007년에는 국내 증시도 함께 폭락했다. 반면 2001년 하반기 이후 2007년 상반기까지 정체된 흐름을 보였을 때 시장은 단기적으로 소폭 조정을 받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저점을 높이며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상승 추세 지속과 외국인 순매수 기조를 감안하면 개인 투자자 외상거래 증가가 증시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했다.
현 증시 상황에선 외국인 영향력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상승 국면의 주된 수급 주체인 외국인 매수세가 최근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중·장기적으로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증권사 역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어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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