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문의가 뚝 끊겼어요. 정부 발표 이틀만에 이렇게 문의가 줄어들다니 우리도 놀라울 정도예요." (강동구 둔촌동 H공인 중개사 관계자)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축소해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지 이틀만인 6일 부동산 시장은 매수문의가 크게 줄었다고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이 전한다다.
특히 DTI규제에서 자유로웠던 강동구 재건축 시장과 양천구 목동 등 일부 버블세븐 지역은 이번 조치로 투자수요가 움츠려들고 있어 당분간 집값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억눌린 투자수요가 분양시장으로 몰려 청약과열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셋값 상승으로 이 기회에 집을 사려던 매수예정자들이 다시 전세시장으로 회귀할 수 있어 파장이 우려된다.
◇뚝 끊긴 매수문의.."이틀만에 이럴수가"
DTI 규제 발표 이후 강동구 재건축 시장이 가장 빠르게 움츠려든 모습이다. 강동구 둔촌동 행운공인 관계자는 "정부 발표가 있은지 이틀밖에 안됐는데 매수를 묻는 전화는 거의 없다"며 "앞으로 집값이 추가로 오를지 여부를 묻는 집주인들 전화만 오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단지가 몰려있는 강동구는 강남과 달리 대출 규제가 없었고, 저금리가 지속되다보니 매수자들의 대출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DTI는 총소득에서 연간 부채 상환금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기존에는 소득과 상관없이 대출이 가능했으나, 서울 강동구는 DIT 비율이 50%로 제한돼 연간 대출 원리금 상한액이 연소득의 50%를 넘지 못하게 된다.
이는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이다. 학군수요가 많았던 양천구 목동이나 소형위주로 빠르게 매수가 이뤄졌던 강북 노원구 등도 매수문의가 크게 줄었다.
서울과 달리 DTI규제가 60%인 과천시와 성남시 등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희망부동산 관계자는 "이 지역은 어느 정도 소득이 있는 수요자들인데다 DTI가 60%여서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이번 주말에는 심리적 위축으로 거래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매수예정자 전세로 회귀.."전셋값 더 오르나"
이번 조치가 전세시장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나오고 있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한 전세값으로 인해 일부 전세수요가 매매로 돌아섰으나 DTI규제로 다시 회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시장은 이미 오를 대로 올라있다. 지난주 서울 전세가격 상승폭은 올해들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역이 전주보다 상승폭이 더 커졌다. 서울은 한 주 전보다 0.28% 올랐고 수도권과 신도시도 각각 0.25%, 0.18% 상승했다.
여기에 지난 주말 DTI규제 소식으로 더 불안해진 모습이다. 실제로 소형주택이 몰려있는 강북지역은 영향이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의 해피공인 관계자는 "최근 전세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면서 집값이 상승했는데 이번 금융규제발표로 매수를 포기하겠다는 문의가 있다"며 "집값 상승세는 멈추겠지만 전세값은 가을 이사철과 맞물려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연구실장은 "서민들은 가뜩이나 전세시장 불안으로 고통을 받는 터에 내집마련 기회까지 줄어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며 "정부가 지원하는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대출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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