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선에 에너지효율 '경보'

최근 세계 각국이 에너지효율과 관련된 기술 규제를 도입하는 가운데 정부가 우리나라 수출전선에 에너지효율 경보를 내렸다.

지식경제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등 24개 회원국에서 68건의 에너지효율관련 기술규제를 신규로 도입했다며 우리 수출기업도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집계된 기술규제 총 1248건 중 5.4%에 해당하는 것으로 2007년도 1016건 중 25건(2.4%)에 비해 두 배 이상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지경부는 설명했다.

각국은 에너지 절약, 탄소배출량 감소 및 환경보호 등을 명분으로 에너지효율이 높은 제품을 사용토록 규제하거나 관련 제품에 에너지효율 표시를 의무화하는 추세다.

에너지효율관련 기술규제는 주로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가전 및 IT제품을 대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이들 제품의 수출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지경부의 전망이다. 지난해 총 수출액 4220억 달러 중 가전 및 IT제품 비중은 1046억 달러로 전체의 25%에 달하는 것.

아울러 전기·전자제품의 에너지효율 측정 분야에서 관련 국제표준의 시장적합성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응 또한 시급한 것으로 보고됐다.

예컨대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전략품목인 평판 TV의 전력 소모에 대한 국제표준이 정비돼 있지 않고 세탁기·냉장고 등의 국제표준은 에너지효율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유럽방식 제품에 대해서만 측정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 등이다.

지경부는 이와 관련해 양대 국제표준화기관인 ISO 및 IEC가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지난 3월 워크샵을 개최해 문제점을 진단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까운 시일 내에 국제표준들이 정비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전했다.

국제표준화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EU, 미국 등 선진 국가들이 최신 가전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있어 우리나라와는 달리 첨단 가전제품에 대한 국제표준화에 대해 시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인 활동도 전개되고 있다.

지난 6월 개최된 WTO의 무역기술장벽(TBT) 위원회 회의에서 기술표준원 대표단은 최근 도입되는 에너지효율관련 기술규제들이 관련 국제표준 시장적합성이 취약해 이들의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각국 대표들에게 설명했다.

IEC의 표준관리이사회(SMB), ISO의 기술관리이사회(TMB)에서도 관련 기술위원회에 표준정비를 촉구한 바 있다.

또한 내년부터 활동하게 될 ISO 이사회에서도 이번 사안을 제기하고 ISO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다는 계획이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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