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을 어떻게 조달할까 자나 깨나 고민입니다. 이제 출근한지 열흘 됐는데 6일은 그 일로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신뢰를 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기존다짐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초대 사장으로 선임된 이지송<사진> 사장 내정자. 출범 20여일을 앞두고 8일 국토해양부를 방문한 그의 얼굴에는 걱정과 기대가 한꺼번에 배어있다. 빨갛게 충혈된 두 눈과 상기된 목소리가 이를 증명해준다.
이 사장은 "막중한 책무에 어깨가 무겁다"며 "모든 경험과 힘을 보태 구조조정 등 핵심과제를 충실히 완수해 통합에너지를 창출하겠다"고 서두를 시작했다.
특히 그는 "새 공사는 국민섬김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두 공사의 경영방만, 도덕적 해이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며 "새집을 짓는다는 자세로 근본적이며 총체적 개혁을 통해 국민섬김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했다.
이 사장은 능력 성과위주의 인사원칙도 강조했다. 그는 "주공 직원 1명, 토공 직원 1명식의 산술적 인사는 하지 않겠다"며 "능력과 성과 위주의 인사로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구조조정 당하는 일은 반드시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직개편과 인력 감원 문제는 이 사장이 슬기롭게 헤쳐나가야 할 숙제다. 새 공사는 2012년까지 정원 7367명의 24%인 1767명을 감원해야 한다. 조직도 본부가 기존 12개에서 6개(기획조정본부·보금자리본부·녹색도시본부·서민주거본부· 국토관리본부·미래전략본부)로, 지사도 24개에서 13개로 줄어든다.
두 공사의 직원들과 노동조합의 불만을 얼머나 줄이면서 조직을 조정하느냐 하는 문제는 이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일 중의 하나다.
이 시장은 또 "보금자리, 4대강살리기사업, 토지은행 등 국가의 핵심정책을 지속적으로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여부다. 이 사장 자신도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라고 밝힐 정도다. 실제로 두 공사의 부채는 작년 말 기준 86조원(금융부채 55조원)으로 2014년 말이 되면 15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두 공사의 방만경영이 도마위에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새 공사의 중점사업 대부분이 공공성이 강한 것들인데다 민간기업과 겹치는 사업은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85㎡초과 중대형 주택 사업이나 재건축·재개발 시행·시공 등은 예외경우를 제외하고 모두 할 수 없고, 택지사업과 도시개발사업도 축소해야 한다.
결국 사업 대부분은 공공성이 높은 것들로 하되 예산은 대부분 새 공사가 알아서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새 공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3조원에 이르는 재고토지와 3조원 규모의 미분양주택을 서둘러 매각할 예정이다. 하지만 단기간내 재무구조 개선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사장은 자신감이 가득하다. 그는 "공공성을 가장 우선으로 하되 투자와 회수 부분의 적절한 조절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며 "이를 위해 사기업의 노하우도 접목시키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방만경영은 하지않겠다"고 자신에게 다짐하듯 강조하며 "변화와 개혁에는 희생이 따른다. 뼈를 깎는 아픔을 통해 구조조정을 완수하고 통합공사 부실위기에서 정상화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js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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