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이 정해지면서 '정운찬 총리 카드'를 둘러싸고 국회 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선 정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의 최대 쟁점으로 충청권 최대 현안인 세종시 건설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정 후보자가 세종시 '원안 추진'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밝히면서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현재 세종시가 충청지역의 민심을 좌우할 만한 소재라는 판단 아래 원안 추진 입장을 고수하며 정 후보자의 발언 취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 후보자의 세종시 발언에 적극 대처하지 않을 경우 충청권의 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세종시 발언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못할 경우 총리 인준과 연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정 후보자가 그간 정부의 경제정책에 비판의 입장을 고수했던 만큼 이명박 대통령과 정 후보자 체제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 후보자가 소신을 지킬 수 있는지 등을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정 후보자의 재산형성 과정과 논문표절 및 딸 부정입학 의혹 등 도덕성에 대한 공격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의 서울대 경제학과 제자인 우제창 의원은 "당과 당으로 마주치는 것이기 때문에 청문회에 사활을 걸겠다"며 "학자적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 충실한(solid) 학자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지난2007년 범여권 대선후보였던 정 후보자는 당시에도 악성소문에 시달렸으며 대선 불출마 선언에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호적 및 병역 루머, 여자관계가 복잡하다는 루머, 표절 의혹이 없는 것은 연구실적이 적기 때문이라는 루머, 서울대 총장 시절 문제 등이 정치권과 증권가에서 나돌았다. 그의 한 측근은 "정치권의 여러가지 공작에 많이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번 청문회는 정 후보자의 첫 정치적 실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정 후보자의 총리직 수락에 대해) 배신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한다면 대권주자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나연 기자 n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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