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재택근무제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재택근무제는 출퇴근 불편을 덜어 주고 사무실 운영에 따른 전기세나 임대료 등 고정비용을 절감해 준다.
하지만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일부 기업들에게는 재택근무제가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해 내야 하는 기업의 경우 재택근무제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리서치업체인 아웃셀에는 50명의 직원이 있지만 이들은 일년에 딱 한번 만난다. 전체 직원의 75%가 집에서 근무하기 때문이다. 아웃셀 직원들에게 일년 중 한번 갖는 비즈니스 미팅은 한 해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기회가 되고 있다.
기업들이 재택근무제를 도입하고 있는 건 얻을 게 많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통근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워싱턴에 있는 정보기술(IT)업체인 로어시스템스의 레이첼 베어 마케팅 매니저는 "사무실로 직접 나가 일해야 했다면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기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무실 임대료 부담을 덜 수 있고 인재 선택의 폭도 넓힐 수 있다. 앤시아 스트라티고스 아웃셀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필요한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인재라면 어디에서 근무하더라도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처럼 국토 면적이 넓은 나라의 경우 재택근무를 통해 시간차를 극복할 수 있어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모든 기업 활동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일례로 마케팅 부서는 직원들끼리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는 기회를 갖는 게 중요하다. 직접적인 의사소통 과정에서 개인이 미처 생각지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가 창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직원들이 지나치게 다양한 지역에 흩어져 있으면 기업 경영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도 생긴다.
스트라티고스 CEO는 "미국 전역에서 재택근무를 하는 회사의 직원 모두를 한 곳에 불러 모으려면 일인당 약 1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며 "경기침체로 올해 비즈니스 미팅은 취소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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